서울 도심에 멧돼지가 또다시 출현해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4일 오전 11시20께 서울 창경궁에 야생 멧돼지가 출현해 관람객 200여명이 급하게 대피했다. 무게 200㎏의 이 멧돼지는 이날 오전 10시께 창덕궁 후원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곧바로 인근 창경궁으로 도주했고, 대한수렵협회 회원들은 1시간여의 추격 끝에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공기총으로 사살한 뒤 땅에 묻었다.
올들어 멧돼지가 서울 도심에 출현한 것은 벌써 4번째. 5월 공릉동 아파트단지에서 멧돼지가 나타나 소방대원에게 포획된 데 이어 9월에는 암사동에서 1마리가 나타나 시민 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또 10월에는 광장동 워커힐 호텔 인근에서 멧돼지가 나타났다 도주하는 과정에서 한강물에 빠져 익사했다. 지난해 멧돼지 출몰이 2건인 점을 감안하면 1년새 2배로 증가한 셈이다.
또 이날 오전 9시30분께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서 멧돼지가 질주하는 모습이 주민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가 도심에 자주 출몰하는 이유에 대해 호랑이 스라소니 같은 천척이 사라지면서 개체수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멧돼지 숫자가 일정 면적당 적정 개체수를 초과하면서 영역다툼에서 밀린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멧돼지는 교미 시기인 가을이 되면 짝을 찾기 위해 활동영역을 넓히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요즘 집중적으로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일 수도 있다.
대한수렵협회 관계자는 “멧돼지들이 주로 서울과 경기 접경 지대인 아차산 남한산성 수락산 불암산 등에서 서식하다 영역다툼에서 밀려 도심까지 내려오는 것 같다”며 “동물 발자국을 발견하면 곧바로 관련 단체에 신고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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