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투자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 증시가 강한 랠리를 보인 탓에 배당주에 대한 매력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연말을 앞두고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16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가정할 경우 캠브리지 등 39개 종목의 시가배당수익률(21일 종가 기준)은 은행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웃도는 5% 이상으로 나타났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캠브리지가 32.47%로 가장 높았는데, 이 회사는 지난해 말에도 상장기업 중 최고인 60.68%의 시가배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봉신(예상배당률 32.05%) KEC(27.78%) 진양(15.09%) 경농(11.97%) 등도 수익률이 10%를 넘었다.
시가총액 100위권 종목 중에선 KT(6.89%) LG석유화학(6.09%) S-Oil(6.02%) 한국가스공사(5.26%) SK텔레콤(5.11%) 등이 5% 이상 시가배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반적으론 올해 상장기업들의 시가배당수익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이익 증가와 더불어 배당 규모도 다소 커지겠지만, 올해 증시가 워낙 급격히 상승해 주가상승률(시가총액 증가율)이 배당증가율을 웃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으로 국내 증시의 평균 시가배당수익률은 올해 7월말 4.5%에서 9월말 2.2%까지 절반 이상 떨어졌다. 최근 한화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군의 올 연말 배당액은 총 9조6,6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1일 현재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478조3,247억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평균 시가배당수익률은 2.02% 수준이다. 이는 코스피200 종목군의 2004년, 2003년 배당수익률인 2.63%와 2.15%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따라서 배당주에 투자할 때도 단순히 배당만을 고려하기보다는 주가 상승을 통해 추가적인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을 찾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미래에셋증권 황영진 연구원은 “최근 성장주의 시장 주도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이른바 ‘성장형 배당주’로 불리는 이익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가배당률이 아주 높은 종목이라도 투자하기 전에 한번쯤 유동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배당주펀드에 자금이 몰려 관련 펀드들이 배당률이 높은 중ㆍ소형주를 대량 편입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유동성 부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그동안 소형주 중형주 대형주 순으로 시가배당수익률이 높았지만, 최근 이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유동성 문제만을 고려하면 중ㆍ소형주보다 대형주 중심의 배당투자가 점점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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