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 게이트 수사 결과는 백악관과 워싱턴 정계에 지각 변동을 불러올 전망이다. 백악관의 칼 로브 대통령 비서실 차장과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은 기소될 경우 백악관을 떠나게 될 공산이 크다. 힘 빠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이들을 끌어안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브 차장의 절대적 위치로 볼 때 그의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데 부시 대통령의 고민이 있다. 백악관의 ‘두뇌’로 통하는 그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의존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이다. 때문에‘제2의 로브’를 찾기는 애당초 불가능하고 그 자리에 누가 오든 백악관 내에는 권력 분점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리비 비서실장도 대체 인물을 찾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신보수주의자(네오콘)의 핵심 인사인 폴 월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로부터 힘을 앞세운 보수 논리를 배운 리비 비서실장은 지금 체니 부통령을 보좌하면서 네오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로브 차장 등이 낙마하면 5년째 같은 자리에 있는 앤드류 카드 대통령 비서실장도 백악관 변화의 대상이 될 여지가 높다. 카드 비서실장은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과 관련해 강경 보수세력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고 허리케인 카트리나 늑장대응 등 위기 관리 조정능력을 상실했다는 얘기를 들어 왔다.
이들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로는 ‘텍사스 사단’의 일원으로 백악관 고문을 지낸 카렌 휴즈 미 국무부 대외홍보담당 차관, 공화당전국위원회의 에드 길레스피 전 위원장과 켄 메흘먼 현 위원장, 조슈아 볼튼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댄 바틀렛 백악관 고문 등이 물망에 오른다.
다만 로브 차장이 기소되지 않거나 기소되더라도 비밀누설이 아닌 위증, 사법방해 등 부차적 혐의를 받으면 부시 대통령이 결국 ‘로브 구하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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