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서울고검장이 정상명 대검 차장과 차기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경합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총장 낙점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사시 17회 동기.
정 차장의 총장 내정설이 알려진 21일 청와대에서는 천정배 법무장관이 정 차장과 안 고검장을 최종 후보로 복수 추천했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안 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 여야를 가리지 않은 대선자금수사로 일약 ‘국민검사’ 반열에 올랐다.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팬클럽이 생겼고, 검찰 안팎에서는 송광수 전 총장과 함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상징하는 인물로 통했다.
최근 김종빈 총장의 전격 사퇴 역시 검찰 독립 훼손에 대한 우려로 촉발된 만큼 일선 검사들의 그에 대한 신망과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지난 주 한 검사는 “안 고검장이 총장이 되면 정권의 ‘검찰독립 선언’이 진정으로 인정 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그의 이미지가 오히려 막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칼을 쥐면 제어하기 힘든 인물’로 인식돼 여야 모두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는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정치권의 ‘특권의식’의 발로”라는 비판도 많다.
여기에 노 대통령이 안 고검장과는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데 비해, 정 차장과는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가까이 지내온 인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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