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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M&A '큰 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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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M&A '큰 손' 떴다

입력
2005.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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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기업인수ㆍ합병(M&A) 등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제회’ 파워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군인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 이들 공제회는 현역 군인이나 교직원들로부터 매월 저축개념의 회비를 받아 이자를 지급하고 대출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다.

이런 공제회들이 저금리 시대에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회원들에게 배당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제회는 대규모 주식투자와 M&A 참여 등을 통해 상당한 차익을 올리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19일 470억여원을 들여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이 보유한 삼양식품 지분 27.66%를 인수키로 했다.

공제회측이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고 삼양식품의 특수관계인 지분(23%)과 우호세력(20%)을 고려할 경우 경영권에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지만, 여하튼 삼양식품의 1대 주주가 된 셈이다.

이처럼 교원공제회는 적극적인 지분 인수 활동을 통해 군인공제회에 이어 M&A시장의 강자로 등극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랜드컨소시엄에 들어가 뉴코아 인수에 2,316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8월에도 진로 인수에 7,400억여원을 투자해 21%의 지분을 보유, 하이트맥주(52.1%)에 이은 2대 주주로 떠올랐다.

올 들어 1조원의 채권 투자자금을 주식 투자로 전환하고 잇따른 M&A 참여 등으로 교원공제회의 전체 자산 12조여원 중 주식 투자와 기업 인수 관련 비중은 2조7,000억원 가량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 주식 직접투자금액이 겨우 2,300억여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위험자산 비중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아직 차익실현은 하지 않았지만 평가차익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교원공제회가 올해 사들인 영남제분, 하이트맥주 지분 등으로 약 720억원의 주식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원공제회보다 앞서 여러 주식 투자 및 M&A에 성공한 전력을 갖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전체 자산이 4조8,000억원 가량으로 교원공제회에 비해 훨씬 적지만, 이미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2년 전 금호타이어를 2,500억원에 인수해 지난달 매각, 1,600억원의 대규모 차익을 거둔 바 있으며, 2001년 117억원에 인수한 한국캐피탈도 현재 지분가치가 985억원에 달한다.

STX에너지 지분도 5% 보유하고 있으며, 700억원을 들여 법정관리 중이던 해태제과의 지분 32.9%를 확보, 내년 초 해태제과 상장시 또 한번의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우건설과 하이닉스 등 공적자금 투입기업의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도 밝힌 바 있다.

공제회들이 국정감사와 정부부처의 감사 등으로 자유로운 투자 결정에 제약을 받으면서도 위험자산에 대한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것은 은행금리가 연 3~5%인 저금리 시대에 전통적인 채권 투자 등으로는 회원들에게 연 7~8%의 이자를 지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중 군인공제회는 가장 높은 연 8%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주식, M&A 등 자본시장에서는 공제회의 ‘큰손’ 부상을 꺼리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장기 투자자로서 기여한다는 사실뿐 아니라, 구조조정을 거쳐 우량기업으로 환골탈태한 과거 부실기업이 외국계 투기자본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도 공제회의 적극적 주식투자와 기업인수 활동은 바람직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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