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두자일 마을 주민 학살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아와드 하마드 알 반데르 알 사둔 전 혁명재판소장의 변호인 사둔 수가이르 알 자나비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고 AP통신이 21일 밝혔다.
알 자나비 변호사는 하루 전인 20일 저녁 바그다드 시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복면을 한 무장괴한 5명에게 납치됐으며 19일에는 후세인 전 대통령 등 피고 7명과 함께 재판에 참석했었다. 특히 자나비는 재판에서 "피고측의 유죄를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변론을 펼친 몇 사람 중 하나다.
경찰 관계자는 "그가 납치된 직후 그의 시신을 바그다드 북부 파르두스 사원 근처 길가에서 발견했다"면서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라크 당국은 신원이 노출되면 저항 세력의 공격표적이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재판과정의 TV 중계를 허용하면서도 법정에 있던 법관들 중 주심 판사를 제외하고는 얼굴 촬영을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법정 안에 있던 변호사들은 제한조치가 적용되지 않아 TV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으로 후세인과 그 측근들에 대한 재판 일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AFP통신은 후세인 시절 부총리를 지내고 이번에 함께 기소된 타레크 아지즈의 변호인의 말을 인용, "이 정부가 변호인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서 과연 피고나 증인들은 제대로 보호할 수 있겠느냐"며 "누가 맘 놓고 이 재판에 협조할 수 있겠냐"며 과도 정부를 비난했다.
앞서 재판부는 변론을 준비하고 아랍권과 서방의 변호인단이 합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후세인의 변호인 칼릴 알 둘라이미의 심리 연기 요청을 받아 들여 11월 28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한편 이라크 과도 정부측은 "이번 사건은 테러리스트의 범행이 틀림 없다"며"우리는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재판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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