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의 꽃’ 2005~06 KCC 프로농구가 21일 원주 동부와 대구 오리온스의 정규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이날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개막전은 정원을 넘는 3,500여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채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특히 TG삼보를 인수한 동부가 개막전 에 앞서 공식 창단식을 가져 더욱 흥을 돋웠다.
창단식은 시즌 개막을 축하하는 레이저 쇼로 시작돼 인기 여성 댄스그룹 쥬얼리의 열띤 공연으로 넘어가며 축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승리의 주인공은 안방 주인이 아닌 손님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동부는 창단식을 겸한 개막전을 화려하게 장식, 지난 5개월동안 침울했던 구단 분위기를 말끔히 떨어내려고 했으나 믿었던 ‘높이’가 허무하게 무너지며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창단 첫 경기를 패배로 장식한 동부는 역대 시즌 홈 개막전 연승행진을 ‘9’에서 마감했다.
지난 시즌 TG삼보를 챔프에 올려놓았던 1등 공신인 김주성은 4쿼터 막판 상대 선수와 부딪히며 목을 다쳐 병원으로 실려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리온스은 이날 85-62로 대승, 원정 개막전 4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뚜껑을 연 오리온스는 빠르고도 높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포인트가드 김승현은 초반부터 코트를 누비면서 15점을 올리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9개씩 잡아내며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쳐 김 진 오리온스 감독을 흡족케 했다. 김승현은 이날 프로농구 사상 4번째로 개인 통산 어시스트 1,700개를 돌파,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됐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던 안드레 브라운(28점 15리바운드)-아이라 클라크(23점) 용병 듀오는 골밑 싸움에서 자밀 왓킨스(8점 12리바운드)-마크 데이비스(7점)를 밀어붙이며 한수 위의 실력을 과시했다.
승부은 초반 일찌감치 갈렸다. 오리온스는 브라운과 클라크가 1쿼터 18점을 합작, 기선을 잡은 뒤 여세를 몰아 전반을 38-29로 앞서며 마쳤다.
오리온스는 3쿼터 들어 김승현과 김병철의 3점포가 작렬하며 중반 한때 57-35로 점수차를 벌렸다. 동부는 60-45로 격차를 좁히며 돌입한 4쿼터 초반 양경민과 이상준의 3점포를 앞세워 추격의 고삐를 당겼으나 왓킨스가 5반칙으로 퇴장하고 김주성과 데이비스마저 파울 트러블에 걸리면서 골밑을 무방비로 내주면서 그대로 무너졌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