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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임기후반 국정안정·檢개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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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임기후반 국정안정·檢개혁 카드

입력
2005.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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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대검찰청 차장은 후임 검찰총장 후보들 중에서 처음부터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다. 전임 김종빈 총장 퇴임 이후 몇 가지 변수가 대두됐지만,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진작부터 심중에 두었던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후임 총장 선정에서 첫번째 변수는 검찰 내부냐, 외부냐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검찰 외부 인사가 거론된 것은 ‘검찰 개혁’에 무게가 실린 때였다.

하지만 막상 물망에 오른 인물 중에 내부 인사들보다 더 개혁적이라고 할 만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21일 “굳이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신망 받는 적임자를 찾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말해준다.

두 번째 변수는 검찰 내부에서 발탁할 경우 사시 16회냐, 17회냐 하는 것이었다. 김종빈 총장이 중도하차하고 조직 안정의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일각에서 16회가 거론됐다.

하지만 대세는 역시 17회였다. 올 4월 김종빈 총장이 임명될 때부터 차기 총장은 17회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17회가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라는 점. 임기 후반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또 검찰 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대통령이 신뢰할 만한 인물을 기용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검찰 간부 중 17회는 6명. 그러나 정 차장과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의 3강 링동눼? 그런데 이 지검장이 인천지검장 시절 대상그룹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천 장관의 눈 밖에 났다. 안 고검장은 대선자금 수사에서 ‘국민 검사’로 각광을 받았지만, 그게 오히려 여권으로선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해석이다.

결국 이러저러한 변수가 정리되면서 정 차장이 1순위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정 차장은 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시절 스터디그룹에 속해 있던 이른바 ‘8인회’의 멤버다. 이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노 대통령과 1년에 한 두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른바 ‘코드인사’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정 차장이 김 전 총장의 사퇴과정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와 천 장관의 눈에 그는 참모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비쳤던 듯 하다. 김 전 총장의 퇴진을 끝까지 만류했고, 막판에 동반사퇴를 심각히 고려하면서 조직 안팎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권으로선 10ㆍ26 재보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지역 정서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대구 동을 지역구 선거전에 호재가 돼주었으면 하는 기대감과 계산이 있었을 법하다는 것이다.

정 차장이 총장에 임명될 경우 검찰 조직에 별다른 동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검찰 내부 서열에 따른 안정적 인사라 할 수 있고, 진작부터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활달한 성격에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정 차장이 지휘권 파동 이후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후속 인사의 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우선 정 차장의 선배인 16회 2명과 동기 5명 중 상당수가 관례에 따라 용퇴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현재 비어있는 자리를 포함해 최대 9명이 검사장급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지휘권 파동을 부른 공안 라인에 대한 물갈이까지 시도될 경우 대폭적인 후속 인사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 일선 검사들 "정상명 무난한 인사"

차기 검찰총장에 정상명 대검 차장이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선 검사들은 대체로 무난한 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지휘권 파동 이후 조직이 어수선한 시점에서 후임 총장에 검찰 내부 인사를 기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후보로 거론됐던 분들에 대한 호감도는 검사마다 다르겠지만 정 차장에 대해서는 합리적 성품에 업무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검찰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노무현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권 후반기 검찰 총수에 자신의 코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적합하지 않았겠냐”며 “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 차장의 임명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대검 차장으로서 전임 총장을 옆에서 보좌했던 분이기 때문에 현안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검사는 “경북고 출신인 허준영 경찰청장과 고교 동문이어서 정 차장 내정은 조금 의외”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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