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창회를 나갔다가 옛 친구가 나보다 더 큰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돌아오는 길이 우울했던 적이 있는가?”
연애에 대한 독창적인 단상들로 베스트셀러가 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쓴 영국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이번 책에서 ‘불안’의 문제에 천착한다. 그가 밝힌 불안의 뿌리는 인정 받고싶은 욕구다. 경제적 능력으로 규정되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갈망과 그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 불안이라는 것이다. 이 맥락을 규명하기 위해 그는 지난 2,000년간의 철학과 문학, 미술의 흐름을 뒤진다.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 경제력으로 규정되는 현대사회. 알랭 드 보통은 “돈과 권력이 우리가 원하는 사랑과 인정을 보장해주는가” “많은 부를 소유한 것은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던 성취의 모든 것인가 아니면 그 대체물 일뿐인가” “현대 소비사회는 돈과 권력의 추구를 어떻게 부추기고 있는가” 등을 규명한다.
그는 삶에서 철학과 예술 정치 종교 등의 존재 의미를 알고 그 효능을 누릴 줄 안다면 불안을 최소한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의 행동을 오해하고 비생산적인 욕망과 불안에 사로잡히고 허영과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는 인간에게 소설과 시, 희곡, 영화 등의 예술 작품은 세상을 더 진실되고 현명하게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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