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려달라는 업계 요구가 사방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수수료율 조정문제를 놓고 신용카드사와 할인점들이 한판 대결을 벌였던 '요율 파동'의 재연마저 우려되고 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한약사회는 약국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다면서 국세청 재정경제부 등 관계당국과 카드사측에 요율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종합병원에 대한 수수료율이 1.5%인데, 약국에 대해서는 2.4~2.7%를 적용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수수료율 인하를 관철할 때까지 금융당국, 여신금융협회 및 개별 카드사와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업중앙회와 학원중앙회 등도 카드사측에 각각 식당과 학원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주유소 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1.5%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며 수수료율을 1.0%이하로 낮춰줄 것을 재경부와 카드회사에 요구했다.
보험사들도 올해 초부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해왔다. 현재 카드수수료율은 주유소, 종합병원 등이 1.5%로 가장 낮고 카지노, 유흥주점 등이 4.5%로 가장 높다.
각 업계가 저마다 요율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소규모 소매점포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현금결제를 추월할 정도로 늘어나 카드사에 지급해야 하는 가맹점 수수료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과도한 수수료율이 지속된다면, 결국 일선 가맹점들이 카드사용을 기피하고 오히려 현금영수증 거래를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업계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결제가 늘어나는 만큼 회수가 안 되는 위험성도 커지고 있어 인하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수수료율은 업계의 자율결정 사항이라 간여할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이어서 수수료 줄다리기는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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