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납 김치 파동이 채 가시기 전에 기생충 알에 오염된 김치가 유통돼 국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중국산 민물고기에서 발암물질이 섞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여서 국민의 불신감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 김치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에 따르면 기생충 알에 오염된 김치를 섭취할 경우 알이 체내에서 부화해 유충으로까지 성장, 인체에 기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전문가들은 이들 기생충이 기관지, 식도, 위 등에 기생하면 구토, 복통을 일으키고, 영양흡수 방해는 물론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 했다. 회충의 경우 경우 복통, 구토, 폐렴 등을 유발하며 구충(십이지장충)의 경우 피부염과 빈혈,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자주 발견된 ‘동양모양선충’과 ‘사람등포자충’은 소장 점막을 손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채종일 교수는 “구충 등의 경우 알이 인체에 들어오더라도 3일 정도가 지나면 90% 이상이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죽게 돼 감염력이 없다”면서도 “회충과 동양모양선충은 인체에서 유충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의 경우 재배 과정에서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생충 알이 섞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우 상ㆍ하수도가 구분되지 않은 곳이 많아 배추를 씻거나 조리는 과정에서 기생충 알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허술한 위생검사 국내 수입김치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1988년부터 소량씩 수입되기 시작한 중국산 김치는 2001년 393톤, 2002년 1,041톤으로 증가했다. 2003년에는 무려 2만8,706톤, 지난해에는 7만2,605톤으로 급증했다. 올들어 6월말까지 4만9,846톤이 수입돼 연말까지 10만톤 가량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김치 총생산량 154만톤의 6%에 달하는 양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되자 최근 중국 현지의 김치공장을 방문했으나 특이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통제 하에 지정된 장소에서만 점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중국 현지의 김치공장 상당수는 제조공정이 비위생적일 뿐더러 원가절감을 위해 식품위생 안전성 검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김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위생검역도 허술하다. 중국산 김치의 주 수입항인 인천항과 평택항 세관에 검역을 위해 파견된 관계 직원은 3명에 불과하다. 특히 행정규제 완화 차원에서 통관시간을 크게 단축, 사실상 형식적 검역에 그치고 있다.
식품 전문가들은 “농수산물 유입이 까다로운 선진국과 달리 국내 보따리상들이 비공식적으로 들여오는 식품은 통관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안전성 면에서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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