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나 달걀을 먹어도 되나요?’, ‘우리 동네 비둘기가 조류독감을 옮기지는 않을까요?’
닭고기 소비가 급감하고 동네 비둘기에 대한 민원이 농림부로 쇄도하는 등 조류독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농림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조류독감에 걸린 닭과 오리가 발견됐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면서 닭고기 판매가 크게 줄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생닭 및 관련 가공식품 매출은 전주 대비 10% 줄었으며, 할인점 이마트의 소비자 판매가격도 1㎏짜리 1마리가 3,500원으로 지난달보다 6.7% 떨어졌다.
농림부에는 조류독감과 관련된 문의전화가 빗발쳐 일손이 달릴 정도다. 가축방역과 관계자는 “‘달걀, 닭고기를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부터 ‘집 근처 비둘기를 격리시켜 달라’는 전화까지 하루 평균 100여통에 가까운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농림부는 “양계 농가는 주의를 기울여야겠지만, 일반 시민들은 예전처럼 닭과 달걀을 정상적으로 조리해 먹어도 아무 탈이 없다”고 강조했다.
우선 독감은 위나 장 등 소화기가 아니라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므로, 달걀이나 닭을 먹어도 절대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만에 하나 소화기를 통해 감염된다 하더라도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섭씨 75도 이상에서 2분, 68도에서는 5분만 가열하면 죽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시중의 프라이드치킨은 섭씨 170~180도에서 몇 분 이상 조리하기 때문에 독감에 걸린 닭을 재료로 사용해도 바이러스는 모두 제거된다.
비둘기도 겁낼 필요가 없다. 농림부 관계자는 “토착 비둘기들은 조류독감을 옮기는 원흉으로 지목된 겨울 철새들을 경계해,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설령 비둘기와 독감 걸린 철새를 억지로 붙여 놓아도 자연상태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햇볕에 노출되면 바로 죽기 때문에, 비둘기가 독감 걸린 철새의 배설물을 먹지 않는 한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조류독감 자체보다는 조류독감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더 위협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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