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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VS이회창 감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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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VS이회창 감정싸움

입력
200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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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이명박 서울시장 사이에 때 아닌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 시장이 최근 발매된 주간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재를 ‘현실안주형’이라고 폄하하자, 이 전 총재측은 “인신모독이자 비례(非禮)의 극치”라고 이 시장을 비난했다.

이 시장은 인터뷰에서 “솔직히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냐 하면 노무현”이라며 “이 쪽(이회창)은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이제까지 이회창씨는 두 번 다 당에서 만들어준 공약을 써먹었다”며 “별 내용도 없이”라고도 말했다.

이 시장은 “나는 서울시장 선거 때 당에서 만든 공약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전부 내 공약이고 청계천 입구인 무교동 사무실에서 다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나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며 “후퇴할망정 안주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 측근인 이종구 전 특보는 19일 “이 전 총재는 대선 후 정치와 선을 긋고 조용히 지내고 있다”며 “이런 이 전 총재를 언급하며 자신을 부각시키려 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 전 특보는 “과연 지도자로서의 덕목과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며 “현직 대통령에게 비위를 맞추려는 저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굳이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 인신모독성 발언을 해야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쾌해 했다.

이 전 특보는 특히 “그가 서울시장 선거 당시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음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마치 자신의 힘만으로 당선된 것처럼 자랑하는 그의 태도는 몰염치의 본색”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는 “이 시장이 벌써부터 대권 병에 든 게 아닌가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며 “이런 식의 행보를 계속한다면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측근은 “이 시장이 몇 차례 이 전 총재에게 비례를 한 적이 있었지만 이 전 총재가 참고 넘어갔다”며 “이번 일은 덮어두기에는 너무나 예의가 없고 안하무인”이라고 분개했다.

이에 이 시장은 “시사저널에서 ‘거기(노 대통령)가 더 좋다는 게 아니라 이쪽(이 전 총재)이 안주하는 게 싫다는 것이다’고 말한 부분 등을 빼고 보도하는 바람에 오해를 사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파문이 커지자 이 전 총재측에 직접 전화해 “17일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돼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다는 말을 전했다”며 “이 전 총재를 직접 만나 뵙고 사과하고 싶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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