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NA 결합부분 입체구조 국내연구진이 풀어/ 나선구조 변화 연구에 '새 이정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NA 결합부분 입체구조 국내연구진이 풀어/ 나선구조 변화 연구에 '새 이정표'

입력
2005.10.20 00:00
0 0

‘20세기 후반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일컬어진 왓슨과 크릭의 DNA 이중나선구조 발견(1953년)은 오늘날 인간 염색체의 모든 염기서열을 밝히는 게놈프로젝트로 이어진, 생물학의 중대한 이정표였다.

DNA는 아데닌 구아닌 티민 사이토신이라는 4가지 염기가 사슬처럼 이어져 두 가닥이 맞물려 꼬인 모양이다. 맞물려 있던 염기쌍이 풀리면 RNA를 매개로 삼아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복잡오묘한 생명현상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DNA의 구조 규명은 그러나 유전자의 기능에 대한 관심 외에 또 다른 의문을 남겼다. 왜 DNA는 전부 오른쪽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나선구조일까? DNA는 왜, 언제 구조를 바꾸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20일자 네이처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김경규(성균관대)-김양균(중앙대) 교수의 연구는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는 단초가 된다.

DNA 구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통상적인 오른쪽 회전 DNA(B-DNA)가 아닌 왼쪽으로 회전하는 DNA(Z-DNA)가 존재한다는 것은 30년 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어떻게 그렇게 큰 에너지를 들여서 180도 구조를 바꾸는지 그 의문은 풀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구팀은 “DNA 가닥에서 단 한쌍의 염기쌍이 풀려 돌출함으로써 B형에서 Z형으로 구조변화가 시작되고 지퍼처럼 양끝으로 전파된다”고 해석했다. 이 단순한 방법에 의해 아주 작은 에너지로 구조변화가 가능한, 경탄할만한 생명의 신비다.

네이처에 해설을 쓴 리처드 신든 텍사스 A&M대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Z-DNA가 DNA 조절인자로서 중요성이 강조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기능을 이해하는 기초연구로서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신약개발에 응용될 수도 있다. Z-DNA는 c-myc라는 암유발 유전자, 천연두 바이러스 등 여러가지 질병의 진행과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Z 접합부위의 구조를 정확히 알면 여기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들거나 결합하지 않도록 하는 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 또 DNA를 나노센서로 이용하는 나노분야에도 접목될 수 있다.

김경규-김양균 교수는 서울대 화학부 동기동창으로 4년 전부터 이 연구를 시작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하성철 박사는 경상대 석사졸업 후 성균관대학교에서 Z-DNA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다른 공저자인 알렉산더 리치 박사는 전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로 1979년 Z-DNA의 구조를 밝힌 논문을 네이처에 게재한 주인공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