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 이상급 인사는 모두 491명(13일 기준)으로 전체 경찰 인력 9만692명의 0.54%이다.
치안총감으로 조직 최고 수장인 허준영(53) 청장 휘하에 최광식(56) 경찰청 차장, 강영규(57) 경찰대학장, 이기묵(56) 서울경찰청장, 이택순(53) 경기경찰청장 등 4명의 치안정감이 포진해 있고 치안감 21명, 경무관 41명, 총경 424명이 뒤를 받친다.
정ㆍ관ㆍ재계 등 사회 각 부문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과 달리 경찰은 동국대 파워가 막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491명 중 84명으로 전체의 17.1%를 차지했다. 일찍부터 경찰행정학과 출신 인사들이 대거 경찰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경찰대 출신이 57명으로 11.6%였다.
1985년 1기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뒤늦게 조직에 가세한 경찰대 출신자들은 비교적 단기간에 고위직에 대거 합류했다. 방송통신대 출신도 53명(10.8%)이나 됐는데 이는 고졸 출신 인사들이 만학의 길을 걸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허 청장의 모교인 고려대는 20명으로 전체 4위였고 서울대는 10명, 연세대는 3명이었다. 고려대의 60%(12명), 서울대의 70%(7명)가 고시 출신으로 소위 명문대의 경찰 입문 코스가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한 모습을 보였다.
모두 10개 대학이 10명 이상의 총경급 이상 간부를 배출했으며 영남대 조선대 전남대 등 3개 지방대도 여기에 포함됐다. 상위 20위 가운데 절반인 10개 대학이 지방대였다.
임용경로별로는 간부후보 출신이 303명(61.8%)으로 압도적이었다. 경찰대 출신은 57명(11.6%), 순경 출신은 39명(7.9%), 특별채용을 통해 선발된 고시 출신은 37명(7.5%)이었다.
경무관 이상 최고위급 간부를 따로 분류할 경우 67명 중 간부후보 출신이 70.1%를 차지했고 경찰대와 순경 출신은 각각 1명에 불과했다. 반면 고시 출신자는 17명이 포진, 경무관 이상 고위간부의 25.3%에 달했다.
출신 고교를 지역별로 분류해 보면 영남권이 168명(34.2%)으로 선두였고 호남권이 119명(24.2%)으로 뒤를 이었다. 영ㆍ호남권 지역 출신 인사는 모두 287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8.4%를 차지했다.
이어 수도권 95명(19.3%), 충청권 61명(12.4%) 순이었고 강원(13명)과 제주(8명)는 검정고시(18명)보다도 인원이 적었다. 시ㆍ도별로 세분화한 결과에서도 부산ㆍ경남(18.7%), 광주ㆍ전남(16.5%), 대구ㆍ경북(15.5%) 등 영ㆍ호남 지역이 1~3위를 차지했고 서울(14.9%)은 4위에 그쳤다.
총경급 이상 간부의 평균 연령은 51.6세였으며, 이 가운데 51~55세가 182명으로 가장 많았고 56~60세가 126명이었다. 46~50세는 108명, 41~45세가 66명, 40세 이하는 9명이며 현직 중 최연소 인사는 강승수(37ㆍ총경) 제주 서귀포경찰서장이었다.
여성은 최근 비리사건에 연루됐다가 복귀한 김인옥(53ㆍ경무관) 경찰청 총무과 대기발령자, 이금형(47ㆍ총경)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홍태옥(52ㆍ총경) 운전면허시험관리단 관리과장 등 3명뿐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박상진기자 okome@hk.co.kr
■ 경찰엘리트 고시출신 '핵심브레인'
고시 출신 간부는 경찰 조직의 핵심 브레인이다.
중견 간부인 경정(일선서 과장급)으로 특별 임용되는 행정고시 사법고시 외무고시 등 고시 출신 특별채용은 최고급 인력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뽑고자 하는 목적에서 생겨났다.
고시특채는 1972년(1명 채용) 시작됐다. 고시특채 1호 경찰관은 95년 정년 퇴직한 기세익(66ㆍ행시) 전 치안감이다. 초기엔 경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져 경쟁률이 높지 않았으나 점차 경찰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서 행시 뿐 아니라 사시와 외시 출신 지원자까지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승진적체가 심해져 96~98년엔 채용하지 않았다. 8.9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올해 고시특채에 뽑힌 10명은 모두 사시 출신이다.
고시 출신은 경찰 내에서 초고속 승진혜택을 누리는 독보적 존재다. 경위로 임용되는 간부후보나 경찰대 졸업생보다 두 단계 높은 경정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숫자는 적지만 치안총수인 경찰청장도 많이 배출했다.
91년 경찰청 개청 이래 12명의 경찰청장 중 고시 출신은 모두 5명이다. 4대 김화남(행시), 5대 박일룡(행시), 6대 황용하(행시), 11대 최기문(행시) 청장에 이어 현 허준영(외시) 청장이 그들이다.
지금까지 모두 120여명의 고시 출신이 경찰에 입문했고 이중 64명이 현직에 있다. 계급별로 보면 경정 27명, 총경 20명, 경무관 7명, 치안감 8명, 치안정감 1명, 치안총감 1명 등이다. 총경급 이상의 고시 출신별 분포는 사시 17명, 행시 17명, 외시 3명 등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 '경찰의 꽃' 총경 20.1년 걸려
총경을 일컬어 ‘경찰의 꽃’이라고 한다. 일선 경찰서 서장급으로 한 지역을 관할하고 책임지는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총경은 424명으로 전체 경찰 인력의 0.47%에 불과해 승진 경쟁도 치열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찰관들은 임용 때부터 총경직에 오르기까지 평균 몇 년이나 걸릴까.
총경 424명을 대상으로 최초 임용일과 총경 승진일까지의 기간을 계산해본 결과 평균 20.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용경로별로 보면 전체의 60%(256명)를 차지하는 간부후보 출신은 평균 20.2년 걸렸고 경찰대 출신(56명)은 17.6년으로 간부후보 출신보다 2.6년 짧았다.
초급 간부인 경위로 시작하는 간부후보와 경찰대 출신 총경 중 최단기간 승진자는 한광일(40ㆍ경찰대 3기) 서울 강동경찰서장으로 12년9개월이 걸렸다.
일선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으로 특별 임용되는 고시 출신(20명)은 승진기간도 단연 짧았다. 한 계급만 승진하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 평균 8.4년 만에 총경직에 올랐다.
반면 경찰 최하위직인 순경 출신(38명)은 평균 28.5년이 걸려 고시 출신과 비교하면 20년이나 늦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총경 중 최장 승진 소요기간은 32년2개월로, 역시 순경 출신이었다.
지방 경찰서장의 경우 연고지를 배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호남권의 경우 총경급 서장 34명 중 76%인 26명이 호남지역 고교를 졸업했고 부산ㆍ경남은 38명 중 29명(76%), 충남ㆍ북은 30명 중 19명(63%), 대구ㆍ경북은 25명 중 13명(52%) 등 대부분 지역에서 해당 지역 내 고교졸업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강철원기자
■ 경찰학과론 1963년 국내 첫 설립
1963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경찰행정 전문 학과이다. 형사ㆍ사법 분야의 고급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돼 수많은 경찰 간부 및 형사ㆍ사법기관의 전문인력을 배출해 오며 명실상부한 경찰행정학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졸업생의 절반 정도인 698명이 현직 경찰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 총경 이상 고위 간부도 84명에 이른다. 최광식(67학번) 경찰청 차장, 강영규(70학번) 경찰대학장, 어청수(73학번) 부산경찰청장, 한강택(72학번) 전남경찰청장 등이 이 학과를 나왔다. 교육 내용은 ▦경찰 조직ㆍ인사ㆍ예산ㆍ기획 등을 다루는 경찰학 ▦범죄 현상의 원인ㆍ대책과 형사ㆍ사법정책을 탐구하는 범죄학 분야로 나뉜다. 강인한 체력과 뛰어난 호신기술을 요구하는 경찰 업무 특성상 모든 재학생이 유도 공인 단증을 따야 졸업할 수 있다.
박원기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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