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항공업체들이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차세대 여객기 개발 사업에 공동 파트너로 잇달아 참여하는 등 국내 항공산업이 세계 무대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20일 서울에어쇼가 열리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보잉사와 차세대 여객기인 ‘B787 드림라이너’ 국제공동개발 사업에 참여키로 하는 계약 서명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B787 여객기의 주요 날개 구조물인 윙팁(Wing Tip)을 제작 공급하는 내용으로 계약 규모는 약 2억 달러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2007년부터 보잉사에 윙팁을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 업체인 KAI도 이날 유럽 에어버스사와 차세대 대형 여객기인 ‘A350’ 공동개발 사업에 국내 업계에서는 최초로 ‘위험분담 파트너’로 참여키로 합의했다. 개발 초기부터 투자비와 위험을 일부 분담해 공동개발에 참가하는 방식이다. KAI는 매년 1억 달러의 개발비를 투입, 2010년부터 에어버스에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KAI와 대한항공이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에어버스의 A350과 보잉사의 B787은 양 사가 차세대 주력 여객기로 선정해 사활을 걸고 개발하는 신 기종이어서 국내 항공기 제조업의 기술 향상 및 국제 위상 강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KAI가 제작한 초음속 국산 항공기 ‘T-50’의 수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번 국제 공동개발이 방위산업 중심의 항공산업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 관계자는 “1998년부터 에어버스 전기종의 주 날개와 동체 구성품을 생산ㆍ공급하고 있는데 A350 공동개발 외에도 2010년까지 에어버스사의 10대 기체 구조물 공급업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했다”며 “민수 부분을 확대하고 현재 80%인 정부 사업 비중을 줄여 세계 무대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서상묵 항공우주사업본부장은 “이번 B787 공동개발 참여로 단순 부품 공급업체의 수준을 넘어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와 공동 개발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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