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야마사키 타쿠(山崎拓ㆍ69) 전 자민당 부총재의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맹우(盟友)이자 최측근으로 종종 해결사 역할을 맡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총선 승리와 함께 영향력이 더욱 커진 그는 ‘일본의 실질적인 부총리’라고도 불린다. 그는 이날 경상대 강연 명분으로 한국에 왔지만,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오찬을 함께 하며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야마사키 전 부총재는 “2001년 한일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제3의 추도시설 건립 추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정 장관의 요구에 대해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그는 “A급전범 분사나 제3의추도시설 건설 등의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중일관계가 위기로 치달았던 지난 5월에도 사실상의 총리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후쿠오카(福岡)현 출신으로 와세다(早稻田)대 상학부를 졸업했다. 1972년 처음 당선된 12선 의원. “반경 3미터 안의 사람들은 모두 매료된다”는 친화력으로 승승장구해 오다 뜻밖의 섹스 스캔들로 2003년 총선에서 낙선하는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올해 보궐선거와 총선에서 모두 승리함으로써 재기에 성공했다.
고이즈미 총리와는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의원 등과 소위 ‘YKK’를 결성,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다케시타(竹下)파에 맞서 함께 싸운 사이다. 2003년 선거에서 낙선하고도 총리보좌관으로서 고이즈미의 곁을 지켰던 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대화상대로서 ‘신경안정제’ 역할마저 수행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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