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마스크 불티나
조류 독감이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퍼질 조짐을 보이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호흡용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사람사이에서도 옮겨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면서 인터넷에서 경매까지 이뤄지고 있다.
터키, 루마니아에 이어 그리스까지 조류 독감이 확인됨에 따라 영국에서는 타미플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 올라온 타미플루 10알이 104파운드(약 19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미 군용 스타일의 마스크는 운송료를 포함해 10파운드(약 1만 8,000원)에 팔리고 있다.
타미플루 제조사인 제약회사 스위스 로슈사가 직접 나서 인터넷 경매로 위조된 약을 구매할 수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이베이측은 회사 내부지침에 따라 치료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 사용됐던 N95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공급이 부족하자 외과수술용 마스크까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뉴질랜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약품 판매업체인 ‘파머시 다이렉트’측은 이메일과 전화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타미플루와 마스크가 거의 품절 돼 내달 말까지는 물품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마스크, 티슈, 장갑, 약품, 복합 비타민제 등을 하나로 묶어 조류독감 구급장비세트를 개발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가금류 위생 관리 철저" 이탈리아 긴급성명
“이탈리아산 가금류는 위생 관리가 철저합니다.”
이탈리아 농민연합회가 18일 긴급성명을 냈다. 농민연합회는 “유럽 지역에 조류독감이 상륙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탈리아 경제의 근간인 가금류 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닭고기 판매량이 30~40% 떨어졌고 가격은 40% 이상 하락했다”고 하소연했다.
조류독감 여파로 닭, 칠면조 등 가금류 소비가 줄어 들면서 유럽의 사육 농가 및 상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직 유럽 전역에서 눈에 띌 정도로 소비량이 급감하지는 않았지만 조류독감이 언제든지 경제적 대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확인된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닭고기를 판매하는 안드제 파웨자크는 “사람들이 닭고기를 사지 않는다”며 “광우병 파동 때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등에서 닭고기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농가들은 2년 전 악몽의 재연을 두려워하고 있다. 당시 네덜란드 농가는 가금류 수출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6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 최대의 가금류 생산국가라는 자리를 프랑스에게 내줘야 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18일 조류독감 위협에 전 지구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음으로써 농가의 위기감을 반영했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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