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강정구 교수가 소속된 동국대의 한 행사에 참석, “강 교수 파문에 온 국민이 사로잡혀 있는 것은 대단히 소모적이고 퇴행적”이라며 “특히 이 문제를 놓고 구국투쟁 운운하는 정치지도자의 언급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홀에서 열린 동국포럼 조찬 모임에서 “역사적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고 논리 전개에도 문제가 있는 강 교수의 견해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후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의견을 주장할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는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의 발언으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어 “이번 사태는 거대한 변화의 물줄기 속 하나의 포말로, 포말은 거대한 흐름 속에 곧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포럼은 동국대 동창회가 운영하는 공부 모임으로, 정재철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 장관은 정 전 의원의 아들인 정문헌 한나라당 의원의 요청으로 3주전에 포럼 참석을 약속했는데, 공교롭게 그 사이에 강 교수 파문이 확산되면서 이날 특강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정 장관은 특강 후 “참여정부의 정체성이 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답했다. 또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현재 한미 관계는 건강해지고 튼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기삼 동국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업무진행이 어려울 만큼 각 단체나 개인으로부터 이유 있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학교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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