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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규칙은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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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규칙은 규칙'

입력
200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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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달러의 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가 프로 데뷔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실격 처리되는 불운을 맞았다. 나이를 뛰어넘은 걸출한 플레이와 빼어난 외모 등으로 일찌감치 차세대 골프스타로 점지 되어온 미셸 위의 프로 데뷔 전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최근 2년간 LPGA투어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스타 플레이어만 출전하는 ‘삼성 월드챔피언십’에 주최측 초청케이스로 참가한 미셸 위는 4라운드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고 실격처리가 되지 않았다면 당당히 4위에 오를 수 있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 16세 소녀로서, 그것도 프로 데뷔 무대에서 내로라 하는 LPGA선수들 틈에서 이만한 성적을 거둔 것 자체는 대성공이었다. 4라운드 내내 카메라와 갤러리를 몰고 다닌 미셸 위의 플레이는 화려하고 당당했으며 다소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3라운드 7번 홀에서 일어난 ‘오소(誤所)플레이(Playing from Wrong Place)’로 인해 그녀의 화려한 플레이는 빛이 바랬고 첫 프로 데뷔 무대는 혹독한 신고식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 오소 플레이란 골프규정에서 허용하지 않는 잘못된 지점에 놓인 볼을 스트로크 하는 행위로, 2벌타를 받게 된다. 미셸 위는 볼이 덤불 속에 들어가자 언플레이어블(정상적 플레이가 불가능한 경우로 1벌타를 받음)을 선언하고 홀과 가깝지 않은 두 클럽 거리 사이에 드롭한 뒤 볼을 쳐냈다.

그러나 이때 드롭한 볼이 놓인 자리가 원래 볼이 있던 위치보다 홀에 가까운 위치라는 사실이 취재하던 한 기자의 제보로 밝혀져 문제가 발생했다.

■ 미셸 위의 실격은 안타깝지만 실격 결정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관전자에 의해 규정위반이 제기되고, 경기위원이 선수 캐디와 함께 중계방송 녹화테이프와 현장을 확인하고, 선수가 규정위반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에는 규칙 준수라는 대원칙이 엄존했다.

미셸 위도 퉁퉁 부은 눈으로 “규칙은 규칙(The rules are the rules)”이라며 경기위원회 결정을 수용했다. 미셸 위는 앞으로의 프로대회에서 얼마나 겸손하고 신중해야 하는가 값진 교훈을 얻었겠지만 중계방송을 지켜본 국내 시청자들 역시 원칙이란 어떻게 지켜지고 보호되어야 하는가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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