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삼성감독은 우승 확정후 상기된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운이 많이 따라주었고 오늘도 선수들이 선취점이 쉽게 내면서 여유 있게 이긴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2005년 챔피언’이라는 문구가 박힌 하얀 티셔츠와 모자를 쓴 뒤 특유의 밝은 미소를 되찾은 그는 우승 원동력에 대해 “오승환도 마무리로 잘했지만 권오준이 허리를 잘 지켰고 김재걸이 박종호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줬다”며 “2차전 연장승부에서 이긴 게 4연승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초보감독’으로 데뷔 첫해 우승을 차지한 데 소감으로 “부임전에는 단점이 많은 팀이었지만 수비와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성적을 올릴 수 있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선수들이 경기를 잘했을 뿐만 아니라 운도 많이 따라줬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지키는 야구’로 감독의 일성을 터뜨렸던 선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동안 숱한 고비를 넘기며 정규리그 1위에 올라섰고 한국시리즈 마저 4연승의 압승을 거두면서 ‘스타는 명장이 될 수 없다’는 스포츠계의 통설을 여지없이 뒤집었다. 여기에는 스타출신 감독으로서의 고집뿐만 아니라 선수를 보는 안목과 통찰력이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이로써 선 감독은 국보급 투수에서 명장의 반열에 다가섰다.
그럼에도 그는 “.나도 감독 첫 해 우승을 했고 김응용사장님도 취임 첫 해 우승을 해 서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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