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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한국제품 수입금지 움직임

입력
200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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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KOTRA나 삼성 LG전자 등 주요수출업체들의 현지 지사들은 이란정부가 교묘하게 우리나라 제품에 대해 수입을 막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란정부가 한국산 제품의 수입금지 품목이나 시기, 원인 등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우리기업들이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OTRA 테헤란 무역관은 19일 “한국업체 및 한국산 제품 수입 바이어들이 이란 상무성의 수입승인을 얻기 위해 제출한 서류들이 반려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곳 주재상사와 바이어들을 접촉해 확인한 결과, 이란 상무성이 17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규 수입 승인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승인된 제품에 대한 후속 신용장(L/C) 개설이나 수입통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KOTRA는 “이란 상무성은 ‘상부로부터 구두로 지침을 하달받았다’고 할 뿐 이번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수입 금지 적용기준이나 시행기간, 이란 정부 프로젝트용 기자재 및 자동차 등 기간산업용 필수 부품 수입에도 적용되는 지 등 세부적인 사항이 불확실해 현재로선 효과적인 대책 수립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도 “KOTRA나 기업들을 통해 이란의 한국제품 수입금지 조치 움직임이 속속 보고되고 있어 확인중”이라며 “단순한 소문 차원이 아닌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수입통관이 되지 않는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한국제품에 대한 수입허가증인 수입면장이 이란 관세청으로부터 반려되고 있는 분위기가 현지 지점을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 브랜드의 모든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수입억제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제품선적 연기나 우회 수출 등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컬러TV, 냉장고 등 거의 전 제품을 이란에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이란 수출목표액은 4억5,000만 달러다.

이란에 TV 등 가전제품과 휴대폰 등을 연간 3억 달러 수출하고 있는 LG전자도 이번 사태로 현지판매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란 사우스파에서 가스시설 유지보수 공사를 하고 잇는 현대건설측은 “당장 급하게 가져갈 기자재가 없어 괜찮지만 장기화 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도 제한되는 지 등을 확인해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란에 소형 승용차 리오를 반조립형태로 수출, 올들어 지난달까지 5만880대를 실어보낸기아차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란의 한국산 제품 수입중단 움직임에 따라 현재 이란으로의 제품 수출을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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