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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영화로 드라마로, 연기 속도 높이는 신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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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영화로 드라마로, 연기 속도 높이는 신민아

입력
200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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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는 1년을 그냥 놀았다. 드라마 ‘때려’ 이후 영화 ‘달콤한 인생’을 찍기까지 1년이었다. “스무 살 여배우가 할 역할이 별로 없더라구요.” 들어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가벼운 소재가 대부분이었다. 욕심나는 역할도 물론 있었지만 스스로 연기가 미흡하다는 생각에 움츠렸다. 그냥 책을 읽고 일본, 프랑스 등지로 여행을 다녔다.

신민아(21)의 올해는 그랬던 지난해와 너무 다르다. ‘달콤한 인생’에 이어 이번 주와 내주 ‘새드무비’, ‘야수와 미녀’가 잇달아 개봉한다. 가수 비의 출연과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작가 이경희씨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KBSㆍ31일 첫방송)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제가 스스로를 너무 과잉보호한 것 같아요.” 17세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 조심스러웠다. “함께 일하는 어른들이 어리다고 저를 속이려 드는 건 아닌가, 저를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가… 항상 경계했어요.”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올해 기대주’로 늘 이름을 올리면서도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도, TV에라도 자주 얼굴을 내보이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기대보다 못 뜬 여배우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렇게 마냥 느리게 가던 신민아가 갑자기 연기에 속도를 낸 것은 영화 ‘달콤한 인생’이 계기였다. 조직원 이병헌을 피범벅 복수극으로 몰아넣는 보스의 애인을 연기했다. 그 역은 논란이 많았다.

요사스럽고 화려한 전형적 팜므파탈과도 다른, 평소처럼 순진하고 평범한 얼굴로 신민아는 그 역을 해 냈다. 복수극의 도화선이 되는 여인이지만 그에 어울리는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쓴 소리도 많이 들었다. 김지운 감독은 ‘그 논란은 인물의 특징을 네가 잘 살려냈다는 증거’라고 칭찬하기도 했지만 상처도 됐다.

“덕분에 연기의 재미를 처음으로 느꼈어요. 배우는 안으로 험한 상처를 많이 안고 있어야 겉으로 더 빛이 나는 것도 알았구요.” 그래서 좀 더 실험적이고 진지한 역을 하고 싶었다. “그 이후 감정의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성격이 살아 있는 역할, 좀 ‘쎈’ 영화를 해서 나 자신을 시험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번의 ‘새드무비’는 멜로, ‘야수와 미녀’는 로맨틱 코미디다. 네 커플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다룬 ‘새드무비’에서 청각장애와 얼굴의 화상 흉터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망설이는 수은을, ‘야수와 미녀’에서는 안구 이식 수술로 눈을 뜬 후 남자친구의 예상과 달리 못생긴 외모에 놀라는 해주 역을 맡았다.

둘 다 공교롭게 장애인 연기다. 하지만 귀가 안 들리고 앞이 안 보이고 말을 못해도, 영화 속 신민아는 평소 이미지처럼 밝고 환하고 귀엽고 씩씩하다.

그러나 TV에서는 그의 희망대로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될 듯 싶다.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는 힘든 사랑 때문에 슬프고 아파하는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감정곡선 살리는 게 힘들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진” 그로서는 복잡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역할을 맡은 게 고마울 뿐이다.

일찍 시작한 연기 생활은 그를 일찍 어른으로 만들었다. 출연작이 쌓여가고 있지만 “아주 크게 성공한 작품은 아직 없어” 주변에선 슬슬 걱정도 한다. 그런데도 신민아는 느긋하다.

“데뷔할 때도 단박에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싶다는 욕심은 없었어요. 연기가 즐거운 동안은 연기를 하고, 지치면 그만둘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빨리는 말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으면 좋겠어요.”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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