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곡을 좋아하는 이들은 이번 가을이 행복하겠다. 독일가곡의 20세기를 빛낸 거장 페터 슈라이어(70, 테너)가 마지막 한국 무대가 될 고별 독창회를 하고, 21세기의 스타로 떠오른 마티아스 괴르네(38, 바리톤)가 첫 내한 독창회를 한다.
독일가곡으로 알려진 테너 중 잊지 못할 이름이 30여 년 전 요절한 프리츠 분덜리히. 전설이 된 그의 명예를 잇는 가수가 바로 페터 슈라이어다. 바리톤 오현명은 슈라이어에 대해 “서정성이 유달리 넘쳐 흐르면서도 매우 지적인 테너”라고 말한다.
그의 고별 공연은 11월 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993년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전곡으로 한국에 처음 왔고, 95년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2003년 다시 ‘겨울나그네’로 찾아와 서정을 지폈던 그가 이제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송어’ ‘음악에 붙임’ ‘세레나데’ ‘들장미’ 등 널리 사랑받는 슈베르트의 가곡들로 마지막 인사를 한다. 피아노 알렉산더 슈말츠. (02)541-6234
22일 오후 6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만나게 될 마티아스 괴르네는 독일가곡의 지존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선택한 후계자. 영국 출신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와 더불어 독일 가곡의 내일을 열어가는 스타다. 두 사람 모두 피셔 디스카우의 추천으로 영국 음반사 하이페리온을 통해 알려졌다.
하이페리온은 1987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슈베르트 성악곡을 전부 녹음하는 ‘슈베르트 에디션’을 진행하면서 내로라 하는 거장뿐 아니라 무명의 재능있는 신인들을 참여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건진 가장 큰 수확이 두 사람이다.
슈베르트 에디션에 포함된 괴르네의 ‘겨울나그네’는 1997년 영국 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음반상을 받으면서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하이페리온을 떠나 데카에서 음반을 내고 있다.
그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저음, 웅숭깊은 음색은 지치고 상처 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손길 같다. 독일 가곡 전문가수로 출발해 최근 오페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세계 주요 극장과 음악축제,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끝없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괴르네는 슈만의 가곡으로 한국에 첫 인사를 한다.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비롯해 ‘하이네 시에 의한 3개의 가곡’과 ‘리더크라이스’를 노래한다. (031)729-5615
오미환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