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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작가 문영남/ "신파라구요? 그게 삶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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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작가 문영남/ "신파라구요? 그게 삶인걸요"

입력
2005.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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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50%를 넘보는 KBS 2TV 수목드라마 ‘장밋빛 인생’(연출 김종창)에서 죽음을 앞둔 맹순이 역으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있는 탤런트 최진실. 전작 MBC ‘장미의 전쟁’이 지난해 6월 10%의 낮은 시청률로 종영했을 때만해도 그의 재기는 어려워 보였다.

당시 경쟁작이었던 ‘애정의 조건’의 작가 문영남의 손에서 그가 연기자로서 새 생명을 얻은 것은 묘한 아이러니다.

첫 만남에서 예쁘게 차려 입고 나온 최진실에게 “이 모습은 절대 안 된다. 예쁜 척, 귀여운 척, 깜찍한 척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다는 문씨는 “머리부터 옷차림까지 완벽하게 맹순이가 되어준 최진실씨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도 처음 맹순이 역에 최진실이 거론됐을 때 망설였다. “도박하는 심정이었죠.

안티가 워낙 많고 사생활이 중계되다시피 했으니까요. 아마 ‘애정의 조건’에서 채시라가 맡은 금파 역만 했더라도 최진실씨는 욕 먹었을 거에요. 더 밑바닥까지 내려간, 불쌍한 맹순이라서 부정적 이미지를 깰 수 있지 않았을까요?”

“맹순이를 살려달라”는 팬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문씨는 남은 8회 분에서 맹순이의 죽음을 그릴 계획이다.

그는 “아내가 죽는 드라마가 많았지만, 다른 빛깔로 그릴 수 있을 거 같아 처음부터 그렇게 설정했다”며 스스로 “지독할 만큼 잔인하게 현실을 보여주는 게 특기”라고 말했다. 맹순이는 살려 달라고, 내가 왜 죽어야 하냐고 외치다가도 다시 체념하죠. 그러다 마지막 순간 남편 반성문에게 ‘당신은 내게 장밋빛 인생이었다’고 말하게 돼요. ”

문씨는 그의 작품에 붙는 ‘통속’ ‘신파’ 딱지를 선선히 인정한다. “신파만큼 꾸미지 않은 채로 희로애락이 그대로 드러나는, 매력적인 드라마가 또 있나요?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며 실컷 울고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어요. ”

부부의 이혼과 갈등, 불륜이란 소재가 여러 번 겹쳤다는 비판도 따갑다. “지금 드라마들은 삼각관계에 불치병에 죄다 비슷비슷해요. 그래도 되는 작품은 따로 있죠. 같은 소재라도 작가의 가치관과 경험, 필력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이 묻어나는 거지요.”

그의 작품 특징 중 하나는 캐릭터들의 기기묘묘한 이름. 송내복, 차대기, 노마진, 정직한에서 반성문과 반성해까지, “일단은 제가 재미 있으려고 그렇게 짓죠. 맹순이 동생들 이름이 영이, 철수인데 셋 다 교과서에 등장하죠(웃음).”

‘장밋빛 인생’에서 억센 경상도 아지매인 시어머니 끝순나문희)과 시아버지의 소실인 전라도 아낙 ‘미스 봉’(김지영)의 말 대결이 볼만하듯 사투리를 전방위로 구사하는 것도 그의 장기. “사투리에는 서울말에는 없는 진한 삶이 묻어나요. 제가 팔도 사투리 다 할 줄 알거든요.”

문씨는 1992년 조선의 왕족이 일본 천황을 저격하는 내용의 가상 역사소설 ‘분노의 왕국’으로 제1회 MBC 문학상을 받아 데뷔했다.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분노와 비판 의식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서민적인 일일극 ‘바람은 불어도’로 방향을 틀었다. “문학상은 주제의식 강하고 센세이셔널 해야 상을 줄 거 같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제 특기는 홈 드라마에요. 보통 사람들 사는 이야기, 시골 촌부들도 일 나갔다 와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계속 쓰려고 합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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