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권은 이곳엔 관심도 없어. 난 무조건 한나라당이야.”
“그래도 여당이 되면 규제도 확 풀리고 개발도 빨라질 지 몰라.”
“2년 반 짜리 초선 의원들이 뭘 하겠어. 무소속이지만 5선한 거물이 낫지.“
18일 경기 광주시 번화가인 경안동 시장입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26일 재선거의 향배를 묻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찍겠다는 후보의 이름을 쏟아놓았다. 하지만 “낙후된 지역개발의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었다.
21만 광주시민들의 최대 숙원은 상수도보호ㆍ군사보호ㆍ그린벨트 등 여러 규제로 묶인 지역 개발 문제이다. 이런 규제를 푸는데 앞장서야 할 시장과 국회의원까지 지난해에 이어 줄줄이 구속된 탓인지 인근지역에 비해 개발이 뒤쳐지고 있다는 초조감이 적지않았다.
이런 이유에선지 재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다. 열기만 봐서는 재보선 평균 투표율을 훌쩍 뛰어넘는 50%는 될 것 같다. 당초 한나라당 후보의 독주로 예상됐던 이곳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까지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민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
시내에서 복권방을 하는 김모(47)씨는 “6명이나 나와 모두 이긴다고 하는데 누가 될지 진짜 궁금하다“며 “시내만 보면 지난해 4월 총선 못지않은 열기”고 호기심을 나타냈다.
각종 여론조사나 현지 여론을 보면 일단은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와 무소속 홍사덕 후보가 앞선 가운데 열린우리당 이종상 후보가 여당 후보의 프리미엄을 앞세워 각종 개발공약을 내걸며 지지율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 고정표를 바탕으로 ‘유일한 토박이’임을 강조하는 이상윤 후보와 ‘부패정치 청산’을 내세운 민노당 최정원 후보, 무소속 이태희 후보 등이 부지런히 선거구 전역을 누비고 있다.
이중 정 후보와 홍 후보의 신경전이 가장 치열하다. 정 후보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부동표도 내쪽으로 쏠릴 것“이라며 “이미 승세를 굳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한나라당 출신으로 지지기반이 겹치고 지명도에서 앞서는 홍 후보에 대한 우려때문인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홍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같이 탈락한 방송인 김을동씨와 함께 다니며 앞서는 인지도를 지지표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홍 후보는 특히 “반드시 당선돼 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한나라당 일각의 중도사퇴론을 강하게 일축했다.
우리당 이 후보는 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ㆍ홍 후보의 표 분산에 대한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다. 정ㆍ홍 후보가 야당 지지표를 나눠 가질 경우 여당 표만 모아도 이긴다는 것이다. 어부지리에 대한 기대는 광주에서만 세 차례 출마한 민주당 이 후보 등도 마찬가지다.
후보등록 직전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요 후보의 지지율은 정 후보(20.7%) 홍 후보(17.5%) 이 후보(13.9%)순이었다. 반면 16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선 홍 후보(20.2%), 정 후보(15.0%), 우리당 이 후보(12.7%)순으로 뒤집혔다'
광주=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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