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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골프' 예찬 기고문 "인권委 간부, 술 덜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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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골프' 예찬 기고문 "인권委 간부, 술 덜깼나?"

입력
2005.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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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고위 간부가 공공연히 음주골프를 권장하는 내용의 글을 써 물의를 빚고 있다.

한희원(47) 인권위 인권침해조사국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발행하는 월간 소식지 ‘그린과 오솔길’ 10월호에 ‘음주골프’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기고하면서 방송사 앵커 및 여성 사업가들과 폭탄주를 마시고 골프를 친 일화를 소개했다.

이 글에 따르면 한 국장은 8월 어느 휴일 모 공중파 방송 9시뉴스 앵커 홍모씨, 골프관련 정상급 여성사업가 2명과 함께 경기 지역의 B골프장에서 18홀 내기 골프를 했다. “실력에 따른 핸디캡 조정 후 남녀 불문하고 필드에서의 전쟁을 시작”한 결과 한 국장과 홍씨가 승리, 여성 골퍼들이 돈을 잃었고, 내실로 자리를 옮긴 후 이들은 홍씨의 제안으로 폭탄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 국장은 글에서 “술이 약한 필자는 주저하였는데 오히려 여성 골퍼들은 대환영이었다”며 “처음 3잔까지 4명이 똑같이 폭탄주를 마셨고 이후 여성의 지갑을 열게 하였다는 죄로 나와 홍씨에게 집중적으로 술이 돌아 두 사람은 10잔 이상 마셨다”고 적었다. 이어 “술에 강한 홍씨가 (여성들에게) 복수를 하려면 한 달 후까지 기다릴 것 없이 이 상태에서 9홀 추가 라운딩을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고 여성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함께 술을 마신 골프장 회장 딸이 곧장 추가 부킹을 해 술에 취한 상태로 27홀 라운딩에 나섰다. 한 국장은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며 플레이를 하였고, 필자는 38타, 홍씨 39타를 쳤다”며 “지금까지 전날 폭탄주를 많이 마시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라운딩한 경험은 많지만 폭탄주를 10잔 이상 마시고 각본에 없는 라운딩을 한 추억은 누가 갖고 있을까! 처음부터 그렇게 하기로 하였으면 그다지 희열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회 되면 직접 한 번쯤 경험해 골프와 술의 상관관계를 겪어 보심이 어떠하실지. 또 다른 골프의 세계를 느끼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찐찐!(이탈리아어 건배 제의) 이히히히히!(에스키모인의 건배 제의) ”로 글을 마쳤다.

한 국장은 “경기 비용과 술값은 각자 부담했고, 폭탄주 10잔 얘기는 칼럼을 재미있게 쓰려고 과장한 것”이라며 “실제 3잔을 마셨고 내기로 얻은 돈도 6만~7만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검사 출신으로 춘천 지방검찰청 속초지청장, 대검 검찰연구관 등을 지낸 한 국장은 인권위가 출범한 2002년 3급 법무담당관으로 인권위에 들어와 2003년 5월 2급 인권침해조사국장으로 승진했다.

인권위 감사담당관실은 “골프에 참가한 사람들이 인권위와 업무 연관성이 있는 인사들이 아니고, 술을 마시고 내기 골프를 했지만 업무시간도 아니었다. 다른 불미스러운 일이 있던 것도 아니어서 공무원 윤리행동강령을 위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조영황 인권위 위원장의 지시로 공무원 윤리행동강령 위반 여부를 자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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