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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大 "강교수 발언 심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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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大 "강교수 발언 심히 유감"

입력
2005.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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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강정구(사회학과)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학교 측이 비상 대책회의를 열어 강한 유감을 표시하는 등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한 고소ㆍ고발도 이어지며 법적 다툼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동국대는 17일 오전 총장 및 교무위원 등 20여명이 참석한 비상 교무위원회 회의를 갖고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대학은 자유로운 진리 추구가 보호되는 곳이지만 강 교수 등의 발언은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 점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학생 모두를 친북반미로 몰아 사회 진출을 막을 것이냐’는 계속된 항의에 대해 암담함을 느낀다”면서 “기성세대의 갈등으로 소중한 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한 교수는 “내년이 건학 100주년인데 강 교수의 발언이 학교를 참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김일성과 관련한 칼럼으로 논란을 일으킨 장시기(영어영문학) 교수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당국의 수사기관의 사법처리 결과를 지켜본 뒤 두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회의가 열리는 동안 강 교수는 평소대로 ‘비교사회학’ 강의를 진행했다. 강 교수는 강의에서 “검찰이 적법한 법 적용을 하는 법무부에 반발하고 있다”며 “천정배 법무장관은 이번 결정으로 인권의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구속 지휘와 관련, “도주 우려가 없어도 무조건 구속을 하던 공안 검찰의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 평가한 뒤 “이런 내용을 놓고 ‘검찰권 독립’ 운운 하는 것은 기만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와 사단법인 조병옥선생 기념사업회(회장 민관식)는 또 이날 “강 교수가 지난달 30일 한 토론회에서 조 대표의 선친 조병옥 선생을 ‘친일파의 후예’로 매도했다”고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강 교수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조병옥 선생은 신간회 창립 등 항일운동 공로로 건국훈장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라며 강 교수를 비판했다.

보수단체인 자유개척청년단은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장시기 교수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동시에 천정배 장관의 국회의원ㆍ장관직 사퇴를 촉구했다.

강 교수의 부인 노모(57)씨는 방송토론에 패널로 참가했던 강용석 변호사가 가족의 사생활을 비난한 것과 관련, 이날 “향후 강 변호사의 태도를 지켜보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적극 대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14일 KBS 심야토론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 논란’에 출연한 강 변호사는 강 교수 두 아들이 카투사로 근무하거나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노씨는 생방송 도중 제작진에 전화를 걸어 “이는 명백한 인신공격이며 강 변호사가 사과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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