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간 이라크를 철권 통치해온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19일 시작한다.
라이드 알 주히 수석 판사를 포함한 5명의 재판관은 바그다드의 안가에 마련한 특별법정에서 후세인 등 과거 권력 핵심인사 8명의 전쟁범죄 혐의를 심리한다.
특별법정은 후세인 집권 시절 대통령궁으로 사용했던 건물 내부에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주히 판사는 재판 과정의 TV 생중계도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다른 4명의 판사가 재판 공개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생중계 여부는 불투명하다.
후세인 재판은 1982년 바그다드 북쪽 시아파 거주지인 두자일 마을에서 자행됐던 주민 집단 학살 사건 심리로 시작된다. 후세인은 당시 이 마을을 지나던 중 암살공격을 받자 정보기관과 집권 바트당 요원을 동원, 주민 140여 명을 살해하도록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1980년)ㆍ쿠웨이트(1990) 침공, 할라브자 마을의 쿠르드족 독가스 학살(1988년) 사건 등 집권 기간 발생한 10여 건에 대한 재판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혐의가 인정되면 후세인에 대해 사형도 가능하다. 이라크 형법은 대량학살 범죄 등에 대해 교수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 과도정부는 후세인 재판이 수니파 저항세력의 의지를 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판정에 선 후세인이 순교자로 부각돼 종파 간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유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