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명(思天命) 오천명(悟天命) 육천명(育天命)’ ‘하늘의 뜻을 생각하고, 하늘의 뜻을 깨닫고, 하늘의 뜻대로 교육한다.’
보안전문기업 ㈜에스텍시스템 박철원(61) 대표이사 부회장은 2002년부터 직원 수가 1,000명 단위로 늘어날 때마다 이 같은 제목의 편지를 전 임직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박 부회장이 처음 편지를 띄운 것은 외환위기 직후 닥쳐온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 편지에서 ‘참 용기’로 3행시를 지어 ‘참아야 할 때 참을 줄 알고, 용서해야 할 때 용서할 줄 알고,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릴 줄 아는 용기’를 강조했다.
당시 급여 등 처우 불만으로 불거진 회사 내부의 갈등은 박 부회장이 보낸 이 편지 한 통으로 많이 수그러들었고, 박 부회장은 이후 매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다.
에스텍시스템은 1999년 삼성계열 보안업체인 에스원에서 인력보안 부문이 분사해 탄생했다. 당시 4,000명이던 직원은 매년 1,000명씩 늘어 현재 8,000명에 이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인력 경비를 기본으로 하는 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인력 경영’이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경영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크고 작은 일을 임직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결정하고, 매일 아침 전 직원들의 동향을 담은 각 사업장별 일일보고를 받고 있다. 2003년 11월부터는 하루도 빼지 않고 모든 직원에게 금언 하나씩을 이메일로 보내는 등 인력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외환은행을 거쳐 1972년 자금과장으로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해외사업부장, 기획실장, 부사장 등을 지냈고, 99년 에스텍시스템이 에스원에서 분사하면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처음 에스텍시스템의 경영을 맡게 됐을 때는 너무 생소한 부문이어서 다소 난감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에스텍시스템 직원들은 대부분 유도 태권도 등 무술 유단자로, 삼성물산 직원들과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이어령 교수가 강연 때마다 늘 ‘RT’(Relation Technologyㆍ관계기술)를 강조해 왔는데, 그 말씀 그대로 사람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며 “어떤 사업이든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경영을 펼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텍시스템은 지난해 약 1,4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방재사업, 보안문서 폐기사업 등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내년에는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