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총장 퇴임사 “검찰권 약화 시도 단호히 맞서야”

김종빈 검찰총장은 17일 퇴임사를 통해 “검찰권을 약화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며 “현재 진행중인 사법개혁과 수사권조정이 권력기관 간의 단순한 권한 배분이나 정치세력 간의 타협의 산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지휘권 파동’을 계기로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려는 여권의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총장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강정구 교수 불구속수사 지휘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천 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행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심히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번 지휘권 행사로 그 동안 검찰이 쌓아온 정치적 중립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저의 결단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을 이루는 작은 주춧돌이 되고 상처 난 자부심과 명예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구체적 사건 처리는 정치적 시대상황에 불구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하며, 헌법의 기본 이념인 자유민주 질서를 위협하는 (강 교수의) 행동은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의 “검찰도 불구속 수사라는 시대정신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