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에 맞춰온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에 변화가 나타났다. 16일 베이징(北京)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한 미ㆍ중 합동경제위원회에 참석 중인 존 스노 재무장관이 중국의 경제ㆍ금융 정책에 대해 뜻밖의 긍정적 평가를 했다.
스노 장관은 16일 “중국이 금융개혁을 해낼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이 더 현대적인 금융 시스템과 유연한 환율 정책을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명 받았다”는 말을 덧붙였다. 17일 기자회견에선 “중국이 유연한 외환 체계를 약속했다”면서 “이를 위해 많은 사전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중국을 두둔했다.
그의 발언은 중국의 엄청난 무역흑자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평소 지론과는 많이 다른 것이다. 더구나 그는 중국 방문 직전 상원 청문회 증언에서 “이번 방문을 위안화 유연성 확대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까지 호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17일 스노 장관의 변화에 대해 “놀라운 화해적인 발언”이라고 평하면서 중국 압력을 위한 새로운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압력의 우선 순위를 환율 절상에서 중국 내 소비부양과 시장개혁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위안화 절상압력에 중국이 꿈쩍 하지 않자 미국이 압력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풀이했다.
미국측이 연일 중국에 내수 진작을 위한 시장개방과 금융 부문의 규제완화,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을 촉구하는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이나 내수진작은 모두 올해 2,000억 달러를 넘어설 대 중국 무역적자를 감소시키기 위한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