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정해 둔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 상환되거나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목표 달성형’ 금융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목표 달성형 상품들이 조기 상환 또는 전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상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금액이 불어나는 즐거움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환매 시기에 대해 고민하거나 주식 시황을 꾸준히 살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면서 예측 가능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기 상환형 주가연계파생상품
만기 3년 동안 6개월마다 조기 상환기회를 부여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연 8~12%의 고수익으로 상환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의 경우, 올 들어 이미 수십 개 상품이 이 같은 조건을 충족했다.
11일 현재 1년 동안 판매된 25개의 조기 상환형 ELF 중 22개가 6개월 내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CJ자산운용과 동양투신운용 등에서 조기 상환형 ELF를 많이 내놓고 있다.
SK증권은 “그 동안 판매된 조기 상환형 ELF는 대부분 첫 번째 조기 상환 기회인 6개월째 상환됐으며, 이 때 상환 받은 투자자들은 자금을 비슷한 조기 상환형 ELF에 또 다시 예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가입할 수 있는 ELF는 동양종금증권에서 판매하는 ‘동양 2스타 VIII 파생상품 2호’와 SK증권의 ‘칸서스 더블찬스 파생투자신탁’, 삼성증권에서 판매 중인 ‘랜드마크 지수연계 파생상품 투자신탁 K-4’ 등이다. 우리투자증권의 ELS 355ㆍ365호와 파생결합증권 5ㆍ6호, 삼성증권의 ‘2스타 배리어 6찬스 ELS’도 조기 상환형 상품이다.
목표달성 후 안전자산으로 전환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이나 MMF 등으로 자동 전환돼 수익률 하락 위험을 방지하는 전환형 상품도 다양하다. 현대증권이 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함께 개발한 테마펀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지주회사와 인수ㆍ합병(M&A) 테마주에 집중 투자한 ‘백두대간 펀드’와 바이오ㆍ줄기세포 테마주에 투자한 ‘생로병사 펀드’, 엔터테인먼트주에 주로 투자한 ‘한류열풍 펀드’ 등은 모두 목표수익률 15%를 1~3개월에 조기 달성한 뒤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17~19일에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주에 집중 투자하는 ‘노블레스 펀드’를 공모해 역시 15% 수익을 목표로 운용할 예정이다.
대투증권이 판매 중인 ‘클래스원 타깃분할매수 주식혼합투자신탁’은 매달 일정 비율로 주식 비중을 늘려나가다가 목표수익률(투자기간 1년 미만 9%, 2년 미만 16%, 3년 미만 21%)에 이르면 주식을 처분해 수익을 고정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목표수익률 ‘CD금리+알파’를 달성하면 수익을 고정하는 ‘한국부자아빠 징검다리 혼합형 펀드’를 판매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하는 ‘마이스타일 엄브렐러펀드’는 주가 상승 때 수익이 나는 ‘불마켓펀드’와 하락 때 수익이 발생하는 ‘베어마켓펀드’, MMF 등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불마켓펀드나 베어마켓펀드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MMF로 전환되도록 가입자가 사전 지정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하는 ‘미래에셋 드림타깃 주식형 펀드’는 업종 대표 우량주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이지만, 사전에 투자자가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으면 목표 달성 때 자동으로 환매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한화증권에서 판매하는 ‘랜드마크 1억만들기 주식형2호’도 일반 적립식 펀드이지만, 사전에 목표금액을 정해 놓으면 환매수수료 없이 자동 상환되도록 지정할 수 있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 중에도 전환형 상품이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5월 전체 자산의 30%를 공모주에 투자하고 목표수익률 7%를 달성하면 MMF로 전환되는 ‘마스터랩 공모주 투자형’을 판매, 3개월 만인 8월에 목표의 두 배 이상을 달성하고 전액 상환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이 판매 중인 ‘D-비전’은 디지털 TV와 관련된 IT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미리 정해놓은 수익률(7% 또는 10%)에 도달하면 유동성형 자산으로 전환하는 스타일 랩상품이다. 한화증권이 판매하는 ‘스마트 적립식 펀드랩’도 고객이 정한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현금성 자산이나 MMF로 전환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