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천천히 돌아가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고 어정거리기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삶의 기술이고 인생입니다. 여기 곡선의 묘미가 있습니다.”
하루 하루를 시간에 쫓겨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위해 법정(法頂ㆍ73) 스님이 곡선의 삶을 살도록 당부했다.
강원도 산골에 칩거중인 길상사 전 회주 법정 스님은 16일 신도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길상사(서울 성북구 성북2동)에서 열린 가을정기법회에서 ‘곡선의 묘미’를 주제로 한 법문을 통해 “고속도로가 곡선 없이 직선만 있다면 질려서 운전할 맛이 나겠느냐”며 “인생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살맛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전 세대는 참고 기다릴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지금 그 자리에서 끝장을 보려 하기 때문에 나쁜 업을 쌓고 있다”며 현대인의 직선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지진, 홍수 등 재앙이 이어지는 것은 여러 사람이 함께 지은 ‘공업(共業)’ 때문”이라며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곡선의 묘미를 삶의 지혜로 받아들이면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아량이 생기고 가정화목과 이웃 사랑도 실천하게 될 것”이라며 “삶은 과거나 미래에 있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가족이나 이웃의 삶도 달라진다”며 법문을 끝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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