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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낡고 늙은 교과서 내용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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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낡고 늙은 교과서 내용 개탄스럽다

입력
2005.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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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에서 사용되는 경제 관련 교과서 내용 중 시장경제와 기업활동을 부정적으로 표현하거나 경제현실과 동떨어진 사례와 통계를 인용한 부분이 많아 청소년들의 경제관 형성을 오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재정경제부가 한국은행 전경련 대한상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공동으로 대학교수 8명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다. 일부 극단적 이념주의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기관과 전문가들이 114종의 교과서를 훑어 446곳의 문제점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욱 크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이것이 엄밀성과 객관성이 생명인 교과서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외식을 즐기는 모습이 흔히 눈에 띄는데…자기가족밖에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가 엿보인다”“시장은 돈이 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비인간적이다”“자발적인 질서유지에 익숙하지 못한 기업과 개인은 법률을 위반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등은 대표적인 예다.

또 해수욕장의 바가지 요금을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의 탓으로 돌리거나 경제성장을 저임금 노동자의 희생으로 설명하는 것도 부적절한 것으로 지적됐다.

물론 시장경제의 장단점이나 개발시대의 정경유착 및 분배왜곡 등은 편견없이 서술돼야 하고 빈부격차 등 양극화에 대한 사회적 반성과 고민도 곁들여져야 한다.

하지만 용역보고서가 강조했듯이 그 뿌리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동력은 개인의 윤리가 아닌 적절한 인센티브 구조”라는 경제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기업과 시장을 적대시하며 어설프게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독이 될 뿐이다.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설명하는 곳에서 90년대 통계지표와 자료가 버젓이 인용되고 국민소득과 1인당 국민소득을 혼동하는 사례에서는 교육당국의 무감각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낡고 늙은 교과서가 온존하는 풍토에서 어떤 인적자본을 수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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