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으로 물려받은 뉴타운 개발예정지 땅을 놓고 형제가 주먹다짐을 벌인 끝에 서로를 고소했다.
미국에 살던 A(55)씨는 사업이 어려워지자 올 여름 자금 마련을 위해 귀국했다. 그러나 돈을 융통하기는 쉽지 않았고 생각 끝에 동생(52)과 함께 상속 받은 땅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인들의 공동 명의로 돼 있는 이 땅은 2003년 말 강북 뉴타운 개발예정지로 선정되면서 가격이 2~3배 오른 노른자위 땅. 내놓기만 하면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설 판이었다.
그러나 동생은 땅을 팔자는 형의 제안을 거절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유산을 공동명의로 해 놓은 뜻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뉴타운 사업이 본격화하면 땅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형은 “그렇다면 대신 5억원 정도만 융통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이것도 잘 되지 않았다.
급기야 형제는 8월 말께 가족이 모두 모인 가운데 땅 처분을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분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서로 치고 받는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형은 9월 동생 부부와 조카 등 5명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에게 맞아 전치 10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동생 부부 역시 자신들도 맞았다며 형을 맞고소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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