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 선취점을 뽑아 지키는 야구로 승부를 걸겠다.”(삼성 선동열 감독)
“스포츠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줄 점수는 주고 공격으로 밀어붙이겠다.”(두산 김경문 감독)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둔 삼성 선동열 감독과 두산 김경문 감독이 14일 대구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선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기를 맞추기 보다는 선수들을 강력하게 이끄는 리더십을 가졌다”(김 감독), “김 감독은 선수와의 융화가 뛰어나다”(선 감독). 회견 처음엔 예의 서로를 추켜주는 분위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회견장은 사뭇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포문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1승3패로 패했던 김 감독이 열었다. 한화와의 올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여유있게 끝낸 김 감독은 “20여일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한 삼성보다는 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끝내고 4일간 휴식을 취한 우리의 경기 감각이 훨씬 더 뛰어나다”며 선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우리도 쉬는 동안 5번의 청백전을 통해 충분히 경기 감각을 유지했다. 선수들이 큰 경기에 너무 긴장하지만 않으면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고 응수했다.
두 감독은 서로 다른 경기 스타일로도도 각을 세웠다. 선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호쾌한 야구가 안 된다. 일단 점수를 먼저 뽑고 그 점수를 끝까지 지키겠다”며 전매특허인 ‘수비 야구’를 재확인했다. 반면 김 감독은 일단 줄 점수는 주고 공격에서 승부를 걸자는 식의 ‘공격 야구’를 천명했다. 김 감독은 “투수들에게 너무 막으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일단 줄 점수는 주고 공격에서 4,5점 정도를 뽑아 이기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1차전 선발로 당초 배영수라는 예상과 달리 하리칼라를 선택했다. “청백전을 통해 하리칼라가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했다”는 선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7회까지만 버텨주면 이후는 오승환이 잘 막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이어 “만약 선발이 무너지면 최근 구위가 가장 좋은 권오준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오스를 1차전 선발로 내세운 김 감독은 “1,2차전이 열리는 대구 구장이 좁기 때문에 아무래도 큰 것 한방이 있는 심정수와 양준혁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2차전 선발은 랜들이 유력하지만 3차전은 김명제 박명환 이혜천 중에서 감이 좋은 선수를 쓰겠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15일 오후 2시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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