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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3주년 맞은 손숙 대표/ "기부는 부자만 한다는 인식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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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3주년 맞은 손숙 대표/ "기부는 부자만 한다는 인식 바꿔"

입력
200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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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가 부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인식을 널리 확산시킨 게 가장 뿌듯합니다.”

재활용품을 기증받아 그 판매수익으로 이웃돕기를 실천해 온 아름다운 가게가 17일로 창립 3주년을 맞는다. 3년간 공동대표를 맡아 ‘나눔과 순환’에 앞장서온 손 숙 대표는 14일 “창고에서 시작했던 1호점을 생각해보면 3년 만에 거둔 이 성공이 꼭 기적만 같다”며 연신“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2002년 10월 서울 안국동에 1호점을 연 아름다운 가게는 올 8월 개점한 답십리점으로 50호점의 기록을 세웠다. 세포분열 하듯 퍼져나간 아름다운 마음씨들은 현재 13개 지방도시 17개점을 포함, 총 50개 매장에서 760만점의 기증품으로 3년 만에 13억원의 순수익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저희 운영진도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누군가 돕고 싶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 때문에 방법을 찾지 못하던 사람들이 많은데, 아름다운 가게가 그런 분들의 마음의 촉수를 건드렸던 것 같습니다.” 손 대표가 분석한 성공 요인이다.

수익금은 모두 지역 빈곤층 지원이나 자연재해 지역 복구비용으로 사용됐다. 13억원 중 정기수익 8억5,900만원은 6차례에 걸쳐 1,202명의 지역 빈곤층을 지원하는 데 쓰였고, 올 초 동남아 쓰나미 피해 복구에 2,000만원, 8월 전북지역 수해 구호에 2,000만원이 보내졌다.

매달 첫째ㆍ셋째 토요일 뚝섬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리는 정기 벼룩시장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는 참가자들이 수익금의 10%를 기부, 총 1,3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결식아동 도시락 개선과 ‘조손(祖孫) 가정’(조부모와 손자ㆍ손녀가 사는 가정)의 여행 지원에 사용했다.

“너무 많은 물건들이 넘쳐나고, 버려지고, 쓰레기가 되고 있잖아요. 그런 현실을 조금이라도 친환경적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인데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 같아요.”

손 대표는 “제품 손질하느라 잠도 못 자가며 고생해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아름다운 가게가 성공하게 됐다”고 공헌을 돌렸다.

아름다운 가게가 펼치는 사업은 매장 안에서 그치지 않는다. 차량에 기증품을 싣고 판매에 나서는 ‘움직이는 가게’, 제3세계 노동자가 만든 상품을 제값에 수입 판매함으로써 그들의 자립을 돕는 대안무역, 인터넷 쇼핑몰 ‘생생몰’에서 유명인사와 연예인의 기증품을 경매를 통해 파는 사업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동네마다 좋은 장소에 아름다운 가게가 하나씩 있어서 동네분들이 서로 봉사도 하시고 사랑방 역할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평양에도 아름다운 가게를 개점하는 게 앞으로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가게 창립 3주년 기념식은 17일 오후 6시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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