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러시아 남부 ‘카바르디노-발카리야’ 자치공화국 수도인 날치크에 체첸 반군으로 보이는 무장 괴한들이 침입해 현지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 최소 60여 명이 사망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4시간 동안 계속된 이날 공격은 치밀한 계획 아래 경찰서, 공항, 학교, 정부기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알렉산드르 체칼린 러시아 내무차관은 “괴한들은 최소 60명에서 최대 300명”이라며 “이들 중 5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르센 카노코프 발카리야 대통령은 “총격전 과정에서 민간인 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체첸 반군 세력 웹사이트인 ‘카프카스 첸트르’는 이날 공격은 발카리야 공화국에 기반을 둔 이슬람 극력 단체인 ‘야르무크’를 포함한 체첸 반군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12일 이슬람 근본주의 한 분파인 와하비(Wahhabi) 신봉자 한 명이 체포되면서 이번 공격이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드미트리 코작 러시아 남부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괴한들이 한때 경찰서에서 인질들을 잡고 있었다”며 “경찰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발카리야 내무부는 공격 전에 익명의 전화가 걸려와 학교에 긴급 대피령을 내려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 명의 무장 반군도 공화국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도시를 봉쇄하고 저항하면 즉각 처단하라고 지시했다.
발카리야 공화국은 인구 90여만 명의 이슬람 국가로 지난해 9월 체첸 반군에 의한 학교 인질사건이 발생한 북오세티야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야르무크에 속한 반군들이 날치크에서 연방마약통제국을 급습해 직원 4명을 사살한 바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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