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검사들이 세계를 제패했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2005 세계선수권대회 여자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 강호 루마니아를 20-19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펜싱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정상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장승부 끝에 얻은 값진 금메달이었다. 남현희(성북구청)-서미정(전남도청)-정길옥(강원도청)이 나선 한국은 결승전 마지막 9라운드전까지 1~2점 차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마지막 검사로 나선 155cm의 단신 남현희가 상대로 나선 록산나 스카라틴을 맞아 18-19까지 따라붙고 종료직전 상대의 공격을 되받아 치는 시간차 공격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점을 먼저 따는 쪽이 이기는 원포인트 연장승부에 들어간 막내 남현희는 긴장된 순간 기습적인 찌르기 공격을 상대의 복부에 적중시켜 한국에 극적인 금메달을 안겼다.
19개국이 참가한 여자 플뢰레에서 한국은 예선 7위로 본선에 올라 8강에서 세계랭킹 3위 러시아(21-18)를 꺾은 데 이어 준결승에서도 세계랭킹 2위 프랑스에 완승(40-28)을 거두는 등 강호들을 연파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 태극검사, 플뢰레 왜 강한가
태극 여검사들의 이번 세계제패는 김영호의 시드니올림픽에 이은 펜싱사상 최대 경사로 기록된다. 모두 몸통찌르기만 유효한 플뢰레에서 이룬 쾌거다. 펜싱은 전신 찌르기공격이 가능한 에페, 찌르기는 물론 베기까지 허용되는 사브르 등 3종목이 있으나 한국은 플뢰레에서 유난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78년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자플뢰레팀이 펜싱사상 첫 단체전 1위에 올랐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준결승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체구가 적은 한국선수들이 순발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종목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해 룰 개정으로 더욱 정밀한 전자판정기가 도입돼 심판의 판정재량이 줄어들면서 한국선수들이 한결 유리해졌다는 게 펜싱계의 분석이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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