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35ㆍ회사원)씨는 요즘 아침에 일어나 베갯머리나 이부자리를 보는 게 두렵다. 자고 일어난 자리에 머리카락이 수북이 빠져있는 것을 보면 젊은 나이에 대머리가 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에 식욕마저 떨어질 정도다.
이처럼 탈모로 고민하는 남성이 4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탈모로 인해 취업이나 이성교제 등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는 사람이 90%나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가을에 특히 많이 빠져
가을에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머리카락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빠진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인체 내에서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바뀌는데, 이 DHT가 모발이 자라는 기간을 줄이고 모낭 크기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을에는 보통사람도 보통 하루에 빠지는 50~100개를 훨씬 넘게 머리카락이 빠진다. 따라서 가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해서 꼭 병적인 탈모는 아니다.
다만 다른 계절에도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지거나, 8~10개 정도 한꺼번에 모아서 손가락으로 잡아당겼을 때 4~6개 이상 빠지면 병적인 탈모증일 가능성이 높다.
질환으로서 남성형 탈모 즉 대머리는 유전적 요인이 강하지만 특정 약물 복용 후나 스트레스, 환경 오염, 지루 피부염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탈모는 초기일수록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는 이렇게
탈모증 치료약으로는 먹는 약 프로페시아, 바르는 약 미노시딜 두 가지이며, 탈모 예방ㆍ치료 효과는 미녹시딜이 50~60%, 프로페시아는 90% 이상이다.
프로페시아는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하는 것을 억제해 탈모를 막는다. 그러나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있으므로 여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미녹시딜은 사용 3~4개월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며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더 빠지는 경우도 있다.
현재까지 나온 치료법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자가모발 이식술. 환자의 건강한 모발의 모근을 포함한 머리카락을 숱이 적은 부위에 이식하는 것. 탈모가 가장 적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진 뒷머리에서 주로 채취한 머리카락을 숱이 적은 부위에 이식한다.
털갈이 이렇게 대처를
유전적 탈모가 아닌 가을철 일시적인 탈모, 즉 털갈이 정도의 탈모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유전적이거나 인체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탈모는 특정 부분에서만 발생하고 회복은 어렵지만 가을철 탈모는 모발 전체에서 골고루 빠져나가며, 증상이 일시적이어서 3개월 후면 새로 돋아난다.
문제는 가을 날씨가 서늘하고 건조해 두피 건조 및 각질을 불러 탈모가 더 빨리 많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두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모자를 착용하는데 이것도 탈모에 영향을 준다.
머리에 꽉 죄는 모자는 두피로 가는 혈류를 떨어뜨려 두피에 영양공급을 더디게 하고 이렇게 되면 머리카락 뿌리로 가는 영양소가 적어져 머리카락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탈모 줄이는 모발관리법
머리는 이틀에 한 번, 두피가 지성이면 하루에 한 번 머리를 감고 린스한 뒤에는 곧바로 헹군다. 샴푸는 자신의 모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성 두피에는 세정력이 높고 컨디셔너 성분이 적은 샴푸가 적당하고, 건성 두피와 손상된 모발에는 세정력이 낮고 컨디셔너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품이 좋다.
머리를 말릴 때는 비비지 말고 두드리듯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좋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 모발에 필요한 수분까지 증발돼 모발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젖은 상태에서 잠을 자면 머리카락이 서로 뒤엉켜 상하기 쉽다. 빗질은 힘주지 말고 부드럽게 두피에서 모발 끝 쪽으로 빗는다.
플라스틱빗은 건조한 모발에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속제 제품이나 브러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스프레이 등 헤어 제품을 너무 자주 사용하는 것도 두피 건강에 좋지 않다.
평소 두피 마사지를 습관화하는 것도 탈모를 줄이는 한 방법이다. 아침 저녁 하루에 2회씩 손가락 끝 지문을 이용해 중지로 두피를 약간 가볍게 누르는 듯한 기분으로 마사지하면 된다. 이 때 두피가 긁히거나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손톱은 쓰지 않는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도움말=>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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