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기능 식품과 식품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건강 지향 식품’(wholesome food)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13일 ‘2005 자연 건강식품 박람회’가 열린 경기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만난 풀무원 남승우 사장은 최근의 식품시장 트렌드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장을 맡고 있는 남 사장은 “일반 식품에 미네랄,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성분을 첨가하거나, 인공 첨가물을 아예 배제한 천연 식품들이 건강 기능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건강 식품을 의약품처럼 만들고 홍보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남 사장의 설명처럼 이번 박람회에서는 알약이나 캡슐 모양의 건강 기능 식품 대신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에 기능성 요소를 첨가한 제품들이 많았다.
실제 행사장에서는 건강 지향 식품을 선보인 업체들의 부스에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렸다. 그레스터오스트레일리아가 선보인 과일 추출 생수인 ‘O18’은 과일에서 과즙을 짜고 남은 물을 천연 필터로 걸러낸 물이다. 일반 생수보다 산소 분자가 2개나 더 들어있어,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웰빙네이처는 이소플라본 등 각종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초록 콩나물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고, ㈜좋은 세상은 소금을 특수 공법으로 세척한 후 표고, 송이, 느타리 등 각종 버섯을 첨가한 웰빙 소금을 선보였다. 친환경식품 전문점인 ‘해가온’은 무농약 쌀로 만든 크래커 건빵으로 어린이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풀무원의 유기농 브랜드인 ‘올가홀푸드’는 우유, 오렌지주스, 검은콩현미 스낵, 씨리얼 등 각종 유기농 식품을, ㈜CJ는 홍삼유와 올리브유 등 기능성을 강조한 식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 밖에 대상의 클로렐라와 글루코사민, 한국인삼공사의 홍삼, 한국암웨이의 건강식품브랜드 ‘뉴트리라이트’ 등 전통적인 건강 기능 식품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중인 건강 기능 식품 86종의 표시 실태를 분석한 결과 38.4%가 ‘이 제품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의약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6%는 사용시 주의사항 등을 기재하지 않아 부작용의 우려가 있었고, 34.9%는 ‘건강 유지 개선’ 등의 기능성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난해 소보원에 접수된 건강식품 관련 상담 건수는 총 8,036건. 이 가운데 제품 구입 이후 ‘부작용’(13.5%)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고, ‘효능’(8.0%) ‘제품 불량’(4.0%) 등의 불만이 뒤를 이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소비자들의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 건강식품 구매와 섭취 요령 등을 설명해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 한국영양사협회가 관람객들의 평소 식습관을 진단해주고,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체지방 측정 및 운동 상담을 해주는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있다. 박람회는 16일까지 열린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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