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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아드보카트 축구'/ '섬세한 호랑이'… 이것이 감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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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아드보카트 축구'/ '섬세한 호랑이'… 이것이 감독의 힘

입력
2005.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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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아드보카트식 토털사커가 이란과의 데뷔전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단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빠른 공수전환과 강한 압박, 선수들의 투쟁심, 공격을 독려하는 감독의 열정적인 제스처 등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떠올리게 했다. “불과 닷새 훈련을 했는데 팀이 저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찬사와 함께 이제는 2006년 독일월드컵도 해볼만하다는 자신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어떤 면이 이런 변화를 몰고 온 것일까.

섬세한 호랑이 전략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거스 히딩크 전임 감독보다 대표팀을 더 섬세하게 이끄는 것 같다”고 평했다. 훈련 30분전 티타임을 통해 선수간 유대강화와 운동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점이나, 언론도 대표팀의 일부라며 선수 전원이 기자회견을 갖도록 한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 뿐이 아니다. 태극 전사들은 이란 전에 앞서 락커룸에서 메모용지를 하나씩 받았다. 새로 발탁된 이 호에게는 알리 카리미를 전담 마크하라는 특명이 떨어지는 등 메모에는 선수별로 각자의 임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결전을 앞두고 ‘족집게 과외’를 한 셈이다. 메모를 받아 든 선수들이 한번 더 축구화 끈을 고쳐 맸음을 불문가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라운드에서는 맹수처럼 변했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행해 소리를 지르거나, 주심에게 판정어필을 하기도 했다. 밀고 올라가라는 제스처와 함께 때때로 손 휘파람을 불며 선수들의 전투욕을 자극했다. 홍명보 코치는 “팀 전체에 목표를 제시하는 방법이 뛰어나다. 성격도 정확하고 소탈하다”고 평했다.

임전무퇴의 압박 축구

이란전은 본프레레호 때와 똑같은 포메이션(3-4-3)이 사용됐지만 경기양상은 딴판이었다. 수비 때에도 뒷걸음질이 없었고, 공수전환도 매우 빨랐다. 스리톱의 양날개였던 박지성과 박주영이 최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이란의 공격흐름을 끊었고, 이동국도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를 도왔다.

박지성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경기 전 자주 공격라인과 수비라인의 간격을 짧게 하도록 하라고 주지시켰다”며 “이로 인해 압박축구를 펼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반코비치 이란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컵 때 봤던 한국팀보다 수비가 많이 향상됐다. 또 공격적인 성향이 상당히 강해진 것 같다. 빠른 경기 전개가 돋보였고, 폭을 좁혀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과감한 신예 기용을 통한 내부경쟁 유도

아드보카트 감독은 젊은 피인 이 호와 조원희를 깜짝 출전시켜 기존 주전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박지성 김남일 송종국을 발탁한 히딩크를 연상시키는 대목. 조원희의 활약으로 월드컵스타 송종국의 자리는 불안해졌다. 역시 이란전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이 호는 김정우 백지훈 김남일 등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전 들어 대거 선수교체를 하며 포백시스템도 시험 가동했다. 앞으로 수비수들간 치열한 자리다툼이 예상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앞으로 K리그 관전을 통해 새 얼굴 찾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한편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은 스웨덴(FIFA랭킹 10위) 및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48위) 내달 12일과 16일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고 13일 발표했다. 첫 단추를 꿰는 데 성공한 아드보카트 감독이 유럽 강호들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기량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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