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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생물지리 관점에서 본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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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생물지리 관점에서 본 한국인

입력
2005.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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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국사 수업 시간에 익혔던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대륙과 바다를 잇는 길목이라서 어쩔 수 없이 고난의 역사를 반복해왔다는 해석.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자주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필자의 평생 직업이 된 생물학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생물지리학의 관점으로 주변 자연환경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

지구상의 기후를 크게 열대, 온대, 한(냉)대로 구분해보자.

줄곧 더위를 느끼고 살아야 하는 열대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이 느리고 둔해진다. 겨울옷과 난방이 불필요하니 의식주 마련 또한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이 지속하는 한대에서는 기후를 극복하기 위해 항시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야외활동이 적기 마련이다. 그 결과 예술, 창작활동이 왕성하고 사람의 성격이 자칫 음흉해지기 쉽다. 성문화가 발달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온대는 어떠한가. 계절의 변화가 극심하니 사람들은 항상 다음 계절에 대비해야 생존할 수 있다. 계절의 반복은 인간을 부지런하고 영특하게 만들어준다. 그 결과 지구상의 경제 부국들은 대부분 온대에 분포한다. 그런 면에서, 노래 ‘아! 대한민국’에서 좋다고 한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은 사실 병 주고 약 주는 자연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기후이든 지정학적 위치이든, 여기서 우리가 늘 마음속에 되새기며 살아야 할 점이 있다. 생존경쟁 속에서 국가나 개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영특한 삶을 살되, 결코 영악해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 잘 살고 보자는 영악함은 우리의 근본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

요즘 한류 붐과 기업들의 다각적인 노력을 배경으로 관계가 좋아진 이웃 나라에 가서 한순간의 향락을 즐기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화의 경험이 조금 앞서 있다고 후진 사회를 어지럽히지 말아야 한다. 오래 전 기생 관광을 하러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왔던 일본인들에게 가졌던 모욕감과 증오심을 잊지 말자.

환경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항상 대범하고 큰 목표를 세우고 정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 자신이나 내가 속한 사회의 근본을 생각하고 굵고 우직한 삶을 살아보자.

정호성 극지연구소 경영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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