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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역사공원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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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역사공원으로 만든다

입력
200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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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2일 경기 평택으로 이전할 예정인 용산 미군 기지 부지를 민족 역사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용산기지의 80~90%를 공원으로 만드는 대신 나머지 지역은 매각해 기지이전 비용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 매각으로는 4조원에 이르는 기지 이전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재원조달 문제가 장애가 될 전망이다.

유종상 국무조정실 기획차장은 이날 “용산 미군기지는 과거 몽고군, 청나라군, 일본군 등 외국 군대가 병참기지를 만들거나 진지를 폈던 곳”이라며 “그런 지역을 돌려 받는다는 역사적 의미를 감안해 정부가 직접 민족 역사 공원으로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국방부는 미군기지 이전 비용 마련을 위해 기지 전체를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서울시는 정부로부터 무상 양도를 받아 용산공원을 직접 건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용산민족ㆍ역사공원 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 용산공원 건설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와 민간 대표 등 30여명으로 구성될 위원회는 공원명칭, 공원조성계획 수립 및 추진 등을 담당하게 된다. 위원회는 늦어도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는 2008년 말이나 2009년초 이전까지 구체적 건설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용산 남영동, 이태원동 등에 걸쳐 있는 용산 미군기지의 부지는 한미연합사가 있는 메인포스트(24만평), 주거 및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 사우스포스트(57만평) 등을 합쳐 총 90여만평. 정부는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 지역은 공원화하되 여기서 조금 떨어져 산재해 있는 유엔사 부지, 수송부 부지, 극동공병단 부지 등 8~9만평은 매각해 이전 비용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용도 변경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는 “무상 양도를 받아 우리가 직접 하든, 중앙정부에서 나서든 상관없이 용산 지역을 공원으로 만든다면 큰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용산기지 전체를 공원화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기지 매각 범위에 따라서는 마찰도 예상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미군기지 이전 비용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정에 따라 한국측이 부담해야 할 이전비용은 부지 매입비 1,919억원, 건설비 3조 7,652억원을 합해 총 3조 9,571억원이지만 정부가 9만여평을 매각하더라도 최대 1조원정도 밖에 조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정부 예산으로 충당할 수 밖에 없다. 국방부가 용산기지 공원화 계획에 반대하며 기지 전체를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산에서 3조원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운 데다 미군 기지 이전 비용을 왜 세금으로 충당하느냐는 여론이 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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