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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 독서클럽 처음 제안 강신철 교수/ "1,000권 클럽으로 키워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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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 독서클럽 처음 제안 강신철 교수/ "1,000권 클럽으로 키워 나가야죠"

입력
200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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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 전 시작한 대전의 ‘100권 독서클럽’이 지식 공동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모임(www.100booksclub.com)이 출범한 것은 2002년 6월. 모임을 처음 제안한 강신철(49)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12일 “당시 대학생들이 독서량이 부족해서인지 문제 해결이나 상황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말을 기업인들로부터 많이 듣고 있었다”며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려면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하고 결국은 폭 넓은 독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모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지금은 대덕밸리 내 연구원, 교수, 회사원 등 각계 전문가들이 더 적극적이다. 그래서 온ㆍ오프라인 회원이 1,800명을 넘어섰다. 100권이라는 표현을 붙인 이유는 기한을 두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책 100권은 읽자는 뜻에서였다.

독서광을 자처하는 교수, 연구원, 벤처 기업인이 주축인 회원들은 클럽에서 선정한 책을 1~2주 동안 한 권씩 읽은 뒤 홈페이지 ‘개인 독서방’에 독후감을 올리고 의견을 교환한다. 지금까지 모두 80종을 선정해 토론했다.

함께 읽을 책은 존경 받는 기업인, 학자, 분야별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추천받는다. 오프라인 모임을 할 때에는 꼭 추천자나 관련 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한다. 그래서 회원들끼리는 책만이 아니라 ‘사람을 읽는다’는 말을 자주 쓴다.

오프라인 모임은 매달 둘째, 넷째 주 화요일 저녁 대덕밸리 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세미나실에 저자 또는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금주의 책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미래기업의 조건’. 12일 저녁 강의는 현영석(52)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가 맡았다.

‘세계적인 우량 기업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주제는 최근 삼성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리면서 어느 때보다 활발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추천자 의견 중심으로 책을 선정하다 보니 ‘요가와 뇌’ ‘양자역학의 모험’ ‘7인의 베스트 CEO’ 등 선정 도서에 일관성은 없다. 대신 과학, 예술, 역사, 철학, 신학을 아우르는 분야별 교류가 풍성해졌다.

모임 운영위원인 송윤호(28ㆍ충북대 생물학과3)씨는 선정 도서를 읽다가 생물공학(BT) 분야에 매력을 느껴 경영학과를 마치고 생물학과로 편입했다.

강 교수는 “내년 말쯤이면 추천 도서 100권을 다 읽은 회원이 나올 것”이라며 “책을 통해 사람도 100명을 읽는 셈”이고 말했다. 100권을 돌파한 회원에게는 심사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한다.

“대전에는 대학,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지식인이 많지만 독서 활동이나 토론 공간은 별로 없었습니다. 조만간 100권을 넘기고 1,000권 독서클럽으로 키워나가야지요. 그쯤 되면 명실상부한 지식 공동체가 돼 있을 겁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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