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인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이 검찰조사에서 수 십억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시인했다. 두산그룹 총수 일가 중 혐의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두산그룹 비리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손기호 부장검사)는 10일 박용욱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비자금의 상당액을) 대한불교 조계종의 한 선원(禪院)을 통해 모 불교단체에 시주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7월 박용오 전 회장측이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에는 박용욱 회장이 운영하는 주방가구 업체 ㈜넵스가 두산산업개발의 납품과 하청공사를 5년간 독점하고 2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박용욱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수십억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만 시인했으며, 이를 박용만 두산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전달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선원과 불교단체 관계자를 불러 박용욱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기부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종교단체에 기부했다고 해서 조사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단체 관계자를 불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산산업개발, 넵스, 동현엔지니어링 등 지금까지 알려진 3개 회사 외에 다른 업체도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확보, 수사 중이다. 검찰은 그러나 “비자금의 대부분이 현금으로 조성돼 사용처 규명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檢, 박용성회장 장남 오늘 소환
검찰은 박용욱 회장에 이어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진원(두산인프라코어 상무)씨를 12일 소환해 동현엔지니어링이 조성한 비자금 20억여원을 받은 경위와 사용처를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다음 주 중반까지 박용만 부회장과 박용성 회장 등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