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미정(40.한세대 교수)이 국내 최초로 평양에서 초청 독주회를 한다. 11월8일 평양 윤이상음악당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15일 제주에서 출발해 평양까지 이어지는 전국 순회독주회의 마지막 무대다.
평양에서 독주회를 하고 싶다는 그의 제안을 북측이 받아들여 초청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남북 교류가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 더 의미가 있다.
평양을 포함해 남북 7개 도시를 도는 이번 독주회는 그리그ㆍ발라키예프ㆍ쿠이ㆍ리아도프 등 노르웨이와 러시아의 국민주의 음악으로 1부를 구성하고, 2부는 남북한 40대 젊은 작곡가인 신동일의 모음곡 ‘즐거운 세상’과 전 권의 ‘돈돌라리’에 이어 대작인 리스트의 ‘소나타 나단조’로 맺는다.
북한 작곡가 전권의 ‘돈돌라리’는 함경도 민요 ‘돈돌라리’의 흥겨운 리듬이 돋보이는 곡으로 북한 피아니스트들이 제일 좋다고 꼽는 작품이라고 한다.
북한과의 인연은 미국에서 활동하던 2000년 봄 평양의 국제친선음악제에 초청받아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면서부터. 재미동포 방북단으로 갔던 그 길이 2003년까지 매년 초청으로, 또 이번 평양 독주회로 이어졌다.
“처음 갔을 때 충격을 받았어요. 그들이 우리와 똑 같아서, 또 너무 달라서요. 클래식음악이 남북의 이질감을 없애고 서로 공감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른 음악인들도 평양에서 연주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음악으로 다리를 놓고 싶어서 그는 올 봄 민간기구인 남북음악교류재단의 출범을 주도하고 상임이사를 맡았다.
재단은 북한에 악기와 악보를 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고, 기차로 서울역을 출발해 남쪽 최북단 도라산 역까지 가는 ‘통일열차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평양에서는 신설 평양음악대학에 남쪽 한세대가 기증하는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한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1997년 산 안토니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대범하고 강렬한 연주를 한다는 평을 듣는다. 이번 공연에 맞춰 쇼팽의 전주곡 전곡 음반(뮤직필)도 선보였다. 공연문의 (02)706-1481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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