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생각했는데 녹록치 않다.”
10ㆍ26재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둔 12일 한나라당 관계자의 말이다. 당초 한나라당은 일방적 우세를 점치며 느긋했지만 예상 못한 변수들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대중적 인기를 다시금 과시하고 당을 다잡을 생각이던 박근혜 대표의 표정도 썩 밝지는 않다.
홍사덕 전 의원을 낙천시키고 정진섭 후보를 내세운 경기 광주를 둘러싼 당내 몸살은 여전하다. 김무성 사무총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 전 의원을 돕는 당원은 출당 조치하겠다”고 한 데 이어 홍 전 의원 캠프쪽에 합류한 광주시의회 의원 2명이 출당 됐다. 현지에선 당연히 반발이 심하다.
이에 홍 전 의원은 11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꼭 이겨서 당에 복귀해 교만에 빠진 인사들의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김 총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비주류 남경필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 대표가 (경기 광주의) 공천에 개입하지 않은 것은 옳은 일이었지만, 공천의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했다”며 공천 후유증의 책임을 박 대표에게 돌렸다. 그는 또 “막바지 (대구 공천에는) 지도부가 공천에 영향을 줘 게도 구럭도 잃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우세가 점쳐지던 대구 동을과 경기 부천 원미갑도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대구 동을 유승민 후보와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간 지지도차가 여전히 박빙으로 나타나 지도부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한나라당측은 “의외로 여당의 공공기관 이전 카드가 먹히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경기 부천 원미갑의 경우도 당초 여론조사에서 임해규 후보가 우리당 이상수 후보를 상당한 차이로 앞섰다며 승리를 자신했지만, 격차가 날로 좁혀지고 있다는 자체 분석이다.
4곳의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한 지역이라도 잃을 경우 박 대표는 책임 논란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 비주류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지도부 책임론을 들고 나올 것이다.
재보선 올인 여부를 저울질을 해 온 박 대표가 12일 경기 광주를 찾는 등 재선거 지역으로 잰 걸음을 하기 시작한 것은 결국 이 같은 상황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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