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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화·전문화’ 보험사기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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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화·전문화’ 보험사기 백태

입력
200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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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불황의 여파로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건수는 1만6,513건으로 전년에 비해 77.3%나 늘었으며, 관련 금액도 1,290억3,900만원으로 112.9% 급증했다. 보험사기 양태도 전문 의료지식 악용, 인터넷 모집, 폭력배 동원 등 갈수록 전문화ㆍ다양화하는 모습이다.

●자해 후에 실명판정 받아

보험설계사 안모(47ㆍ여)씨는 2003년 10월 “차를 운전하며 과속방지턱을 넘던 도중 선글라스 왼쪽 다리에 눈을 찔렸다”고 119에 신고했다. 안씨는 우선 1,5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은 뒤 실명판정이 나오자 다시 16억5,000만원의 장해보험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안씨가 사고 직전 3개월 동안 7개의 재해상해 특약보험에 집중 가입한 사실을 알고 조사에 들어갔다. 결국 안씨가 자신의 눈에 통증완화제를 넣어 마취시킨 뒤 수지침과 손톱손질용 가위로 자해, 스스로 실명을 유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진 전 설탕물 먹고 “당뇨”

전직 전문지 기자 이모(43)씨 등 19명은 2001년 1월~2004년 3월 생활형편이 어려운 주위 사람들을 골라 특정 질병으로 입원할 경우 고액 보험금이 지급되는 건강보험상품에 가입시킨 뒤 보험료를 대납해 주고 보험금 수령액은 절반씩 나눈다는 공증서까지 작성했다.

이들은 전문 의학서적을 탐독, 혈압측정 전 팔굽혀펴기를 해 혈압을 높이거나 측정 전에 설탕물을 마셔 당뇨수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을 유도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장기입원을 반복, 총 164회에 걸쳐 11개 보험사로부터 타낸 금액만 8억5,000만원에 달한다.

●조폭, 가짜 입원환자 모집

조직폭력배 송모(25)씨 등은 2003년 10월 ‘면허증 대출’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차려 20여명의 조직을 꾸린 뒤 다시 인터넷을 통해 “병원에 가짜로 입원해 주면 1인당 10만원씩 준다”고 사기 가담자를 모았다. 송씨는 이후 총 120건(179명)의 교통사고를 조작, 25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역시 전직 보험설계사인 조모(49)씨는 자신의 부인 딸 등 가족과 친인척을 동원, 다수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조사원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교통사건을 조작해 1999년부터 5년 동안 총 102회에 걸쳐 13억원을 타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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